2007년 04월 03일
당신은 '언니' 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 사람입니까?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언제부터 '언니' 라는 말을 버렸을까.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촌들이 자신을 가리키며 '형' 이 아닌 '언니' 라고 부르도록 했던 유년기의 어떤 시간을.
그것은 내가 채 국민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기억이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기억한다. 약간은 갈색조로 퇴색된 그 때의 장면을.
소설 '임꺽정' 인지 만화 '임꺽정' 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가도치가 죽었을 때, 꺽정이 가도치를 안고 '언니야-' 라면서 울었던 장면.
정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언니' 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 아버지와 식당에 갔을 때, 아버지께서는 분명 식당의 젊은 여 종업원을 향해 손을 들며 말씀하셨다.
'언니야-'
이런 것들을 미루어볼 때 언니란 아마도 '자신과 가까운 손윗사람' 을 가리키는 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어쩌면 '형' 과 병용하여 쓰였을 가능성이 많은데, '형'은 주로 나이든 여성, 나이든 남성 사이에서 쓰였다고 생각되며 '언니' 는 어린시절 혹은 형제 등의 친밀한 관계에 국한되어 쓰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과연 남자들은 언제부터 '언니' 라는 말을 버리게 되었을까.
나는 그것을 80년대 쯤에 대학을 중심으로 '형' 이라는 칭호가 여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던 것과 비슷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학생들은 당시 남자 선배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형' 이라고 불렀다. 이는 '학형' 의 줄임말로서 그저 선배보다 친밀하고, 오빠보다 덜 젠더구분적인, 그래서 자신을 여성이라는 젠더로부터 분리시켜 남성들만의 주류사회에 편입하기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당시는 지금에 비해 훨씬 군사주의적 가치가 팽배하여 상대적으로 여성이 비하된 시기, 여성적 가치가 열등한 것으로 인식되는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은 '언니' 를 버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언니' 란 '형' 과 다르게 '여동생' 이 '손윗누이' 를 부를 때 쓰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나이 많은 여성들도 '형님' 을 썼지 '언니' 를 쓰는 경우는 좀처럼 없었으니까.
'언니' 는 어느새 여성과 어린이의 말이 되어, 남성들의 언어사회로부터 추방당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비록 이것이 정확한 이론은 아닐지라도,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무척이나 알고 싶은 하나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대체 언제부터 '언니' 를 버렸을까.
우리는 대체 왜 '언니' 를 버린 것일까.
남자들은 언제부터 '언니' 라는 말을 버렸을까.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촌들이 자신을 가리키며 '형' 이 아닌 '언니' 라고 부르도록 했던 유년기의 어떤 시간을.
그것은 내가 채 국민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기억이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기억한다. 약간은 갈색조로 퇴색된 그 때의 장면을.
소설 '임꺽정' 인지 만화 '임꺽정' 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가도치가 죽었을 때, 꺽정이 가도치를 안고 '언니야-' 라면서 울었던 장면.
정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언니' 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 아버지와 식당에 갔을 때, 아버지께서는 분명 식당의 젊은 여 종업원을 향해 손을 들며 말씀하셨다.
'언니야-'
이런 것들을 미루어볼 때 언니란 아마도 '자신과 가까운 손윗사람' 을 가리키는 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어쩌면 '형' 과 병용하여 쓰였을 가능성이 많은데, '형'은 주로 나이든 여성, 나이든 남성 사이에서 쓰였다고 생각되며 '언니' 는 어린시절 혹은 형제 등의 친밀한 관계에 국한되어 쓰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과연 남자들은 언제부터 '언니' 라는 말을 버리게 되었을까.
나는 그것을 80년대 쯤에 대학을 중심으로 '형' 이라는 칭호가 여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던 것과 비슷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학생들은 당시 남자 선배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형' 이라고 불렀다. 이는 '학형' 의 줄임말로서 그저 선배보다 친밀하고, 오빠보다 덜 젠더구분적인, 그래서 자신을 여성이라는 젠더로부터 분리시켜 남성들만의 주류사회에 편입하기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당시는 지금에 비해 훨씬 군사주의적 가치가 팽배하여 상대적으로 여성이 비하된 시기, 여성적 가치가 열등한 것으로 인식되는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은 '언니' 를 버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언니' 란 '형' 과 다르게 '여동생' 이 '손윗누이' 를 부를 때 쓰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나이 많은 여성들도 '형님' 을 썼지 '언니' 를 쓰는 경우는 좀처럼 없었으니까.
'언니' 는 어느새 여성과 어린이의 말이 되어, 남성들의 언어사회로부터 추방당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비록 이것이 정확한 이론은 아닐지라도,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무척이나 알고 싶은 하나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대체 언제부터 '언니' 를 버렸을까.
우리는 대체 왜 '언니' 를 버린 것일까.
# by | 2007/04/03 21:08 | The Grapes of Wrath | 트랙백 | 덧글(1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젠더 분리와 이성애주의(는 오버인가) 의 강화 덕분에 사라졌던 것들이 아닐까요.
옛날 말에는 '그녀'라는 표현이 없었다잖아요.
(그리고 3인칭 표현 자체가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
뭐, 요즘에는 미묘한 뉘앙스로 '누뉘임~' 이라고 할때가 많아져셔 고민이지만 말이죠......제어가 안 돼.....
저한텐 '언니'라고 부르셔도 되요, 제절초님. 'ㅂ'/ 훗
이끼// 아하하 그러세요 'ㅂ'?
Resistance// 에헷 고맙습니다^^
dcraider// 그쵸? 저도 그랬어요.
신세타// 그러니까요. 근데 어떤 책이었어요 'ㅅ'?
베지밀비// 와와 웬지 동지>ㅂ<(?) 그녀는 제가 알기로는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가일// 에헷 감사>ㅂ</
L.N// 푸후후 그거 웬지 '옵빠앙~' 하고 비슷한거 아니예요^^?
파김치// 아아, 그것도 그렇지 'ㅅ'
유루// 어머 언니 그래도 돼요 'ㅁ'?(...)
...죄송합니다OTL 그런데 그럼 여자들은 언제부터 '형'이라는 단어를 안 쓰게 된 걸까요... 파양이 형형 할 때마다 왠지 어색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