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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시나가 후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제 와서 새삼스레 말하기도 뭐한 일이지만, 나는 요시나가 후미를 참 좋아한다.

'제라르와 자크' 를 처음으로 구입한 이래, 나는 그가 그린 단편들을 '한국에 발매된 것에 한해' 모조리 사들였고, 그 뒤에 나오는 신간들도 닥치는 대로 사 들였다.

(현재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Antique 3, 4권 뿐이다.)

그것이 재미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일단 그의 만화이기 때문에 믿고 산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그의 만화를 참 좋아한다.

BL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는 '야오이' 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5/25 자 포스팅 '야오이란'? 참조)을 내렸고, 자신이 그리는 모든 만화의 모든 캐릭터에 대해 몹시 따스한 시선을 던지는 그런 작가이다.

실제로 그의 만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는 악인이든 선인이든 간에 모두 작가의 따스한 시선에 의해 관조되며, 대개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용서받는다.(오오쿠 등에 나오는 싸구려 단품 악역은 제외한다. 그들은 소품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는 놀라울 정도로 표정묘사가 독특하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Antique 1권 中, 분노한 치카게.

요시나가 후미 특선집 中, 치카게를 바라보는 오노.

Flower Of Life 中, 마지마를 향해 웃는 다케다.

개인적으로 내가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표정 세가지를 모아봤다.

'서양골동양과자점' 본편에서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는 치카게의 분노한 표정. 그의 저 맹수같은 얼굴은 실로 매력적이지 않은가. 살짝 턱을 당기고, 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을 굳게 닫고, 그래서 저 갸름하고 긴 콧날이 잘 드러나는 순수한 분노. 그가 워낙 아이처럼 순진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얼굴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저렇게 화를 낼만한 일은 아마 오노를 위해서 밖에 없겠지.(웃음)

그리고 특선집에 등장하는 오노의 웃음. '지금 난 아무 남자에게나 안기고 왔어요. 난 원래 이런 인간이예요.' 라며 치카게를 상처입히는 오노. 그 말을 하기 직전, 말없이 치카게를 바라보는 저 얼굴은 실로 압권이다. 마치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라는 듯한 작위적인 미소. '이걸로 그가 날 싫어하게 된다면 그것도 좋겠지' 라는 체념어린 얼굴. '그렇지만 그에게는 이런 말을 해도 날 미워하지 못할거야' 라는 확신을 하는 눈빛. 마지막으로 그 순간에마저 교태를 부리려는 듯 살짝 당기고 눈을 위로 뜬 표정. 요시나가 후미가 아니면 절대로 그릴 수 없는, 그런 얼굴이겠지.

마지막으로, Flower Of Life 2권에서 볼 수 있는 다케다의 짖궂은 웃음. 셋 다 턱을 살짝 당기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 얼굴이 가장 뻔뻔하고 악의에 차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난 지금 조커를 들고 있어. 이걸 내면 넌 내 앞에 꿇을 수밖에 없을걸?' 이라는 듯한 얼굴. 한없이 일그러진 입매. 웃음을 참지 못해 이미 휘어지기 시작한 눈. 생각해보면, 다들 살면서 저런 얼굴이 되어본 적이 한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그래, 이런 얼굴을 그릴 수 있는 작가이기에 지금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거다. 그가 아니면 누가 이런 얼굴들을 그려주겠나?

그러다 보니 이런 망상도...















"꼭 그래야겠습니까 오노씨. 그렇게 된다면 저는 이 손으로 당신을...!"














"미안, 치카게씨. 난 이제서야 내 자리를 찾은 것 같아."
 "다음에 만날때 우리는 적이 되어 있겠지... 안타깝지만."



















"...훗훗훗훗훗. 미안하구나 치카게. 연인을 빼앗아가서."















"범인은 너였나, Dr. 다케다!! 오노씨를 돌려줘!"




















"바보구나 치카게. 내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거지?"
"연인을 되찾고 싶으면 빼앗아보려무나. 너 자신의 힘으로 말야."

- 가면라이더 치카게(千影) -

다음 화 예고 ~ '꺾여진 붉은 장미와 분노한 맹수' 

by 제절초 | 2007/06/10 10:01 | My Favorites | 트랙백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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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크르 at 2007/06/10 10:23
.......으하하하하핫;; 마지막은 정말 센스이십니다!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7/06/10 11:24
ㅠㅠ
정말 두번째 오노의 표정은 보는 순간 전율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Commented by 토우 at 2007/06/10 11:36
ㅠㅠ 다음화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파닭 at 2007/06/10 11:59
아아... 요시나가 후미의 표정은 정말이지 멋지죠. 작은 선 하나만으로 이렇게나 표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멋진 사람. 그나저나 다음화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gaze at 2007/06/10 12:19
으아하하하하~~ 컷 세개로 스토리 하나가 ...
Commented by 시밀랴 at 2007/06/10 12:36
흙..후미씨의 책은...언제나 가슴을 두근두근...OTL
Commented by 메리 at 2007/06/10 12:59
여백의 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작가 같아요.
개인적인 명장면은 사랑이란 밤에 깨닫는 것. 에서 주인이 죽고 클로드가 우는 장면이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모습과 대비되어서 더욱 가슴이 아팠던.
Commented by 하늘연 at 2007/06/10 13:42
이번에 서양골동양과자점이 한국에서 영화화된다고 하네요^_^
캐스팅이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우발사마 at 2007/06/10 15:00
결혼하면서 그 소중한 컬렉션을 친정에 놓고 왔는데 사랑이란 밤에 깨닫는 것이 없어졌다는 슬픈소식이 ㅠ_ㅠ 이번에 안티크 3,4권 주문할때 모자란거 같이 주문할까 생각중이랍니다. 그나저나 제철초님의 창작물 아주 굿이예요 넘 웃었음 ㅎㅎㅎㅎㅎㅎ 언제 또 플라워오브라이프(개인적으로는 마지마의 왕팬-0-입니다)나올래나요?
Commented by piez at 2007/06/10 18:01
제 블로그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저 작가 그림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기억이-_-..
Commented by Lord at 2007/06/10 20:44
다음화는 언제?(...)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6/10 20:48
크르// 이히힛-ㅂ- 문득 떠오르더라구요.
살아가자// 그쵸>ㅅ< 저도 저 표정 너무 좋았어요.
토우// 기대하지 마세요;ㅁ;!
파닭// ...기대하지 말라니까;
gaze// 저도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워낙 표정들이 절묘해서;;
시밀랴// >ㅅ<;;;
메리// 아아 그거 멋졌죠. 대사가 없어도 이렇게 멋지게 되는구나 싶었어요.
하늘연// 네. 깜작 놀랬어요. 과연 어떤 작품으로 재탄생할지;;
우발사마// 아하하^^ 고맙습니다-
piez// 워낙 작품이 많으니까요^-^
Lord// 기약 없습니다;ㅁ;
Commented by 나인볼 at 2007/06/10 22:23
후, 사실은 라인하르트 ㅎㅁ화에 성공한 작가라서가 아니고?(...)
Commented by 銀鳥-_- at 2007/06/10 22:52
...라인하르트 ㅎㅁ화?!
Commented by 소마 at 2007/06/10 23:40
아~ 정말이지 표정을 나타내는 컷 하나에 오묘하지만 표현해낼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
느무 공감이예요.^^
Commented by 리타 at 2007/06/11 00:16
표정도 대사도 스토리도 진행도.. 간결하면서 사실적인. 너무 좋아요 ㅠ_ㅠ
Commented by LaJune at 2007/06/11 02:12
서양골동...이 한국에서 영화로요? .... 과연 어떻게 나올지 우선 두려운걸요.(덜덜)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6/11 09:40
나인볼// 트... 틀려!
은조// 저는 모르는 일이외다!(...)
소마// 그렇죠^-^
리타// 히힛>ㅅ<
Lajune// 감독이 퀴어물 경험이 제법 된다고는 하는데.. 코믹이 될지 시리어스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파김치 at 2007/06/11 14:06
섬세한 표정 변화 좋아요>ㅅ< 게다가 감정들이 그렇게 표현되고 있어서 그런지 보통은 굉장히 싫어할 스토리인데도 계속 즐겁게 보게 되기도 하구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6/11 16:01
파김치// 으응 그렇지^-^ 오히려 씬은 너무 노골적이라 괴로워>ㅅ<
Commented by 노란병아리 at 2007/06/12 08:36
>-<)0 ....
Commented by 아르젠틴 at 2007/06/14 16:51
나인볼님의 라인하르트 ㅎㅁ란 말에 대 폭소. 으하핫;
이분 건, 야오이를 먼저 보고 그렇지 않은 걸 접했었는데..
처음엔 BL이 아닌 걸 알고 살짝 실망했던 적도 있었죠.
그치만 보다보니 내용이 정말 좋아서.. 참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하나지용.
Commented at 2008/08/14 20: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8/14 21:50
아항 의욕가득한 민법-ㅂ- 재미있었죠. 그것도 포스팅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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