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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lzubub... 너 정체가 뭐야...?

 
모든 사건은 다음의 글로부터 시작되었다.

「시리아.페리시테*인들 사이에서 신으로 추앙받고 있던 벨제부브(Beelzebub)*는 하에를 살해한 신으로 숭상되어 왔었다. 그러나 기독교에 의해 하에를 살해한 신이 아니라 하에의 모습을 한 악신이 되어 버렸다. 벨제부브는 성서에서 더 나쁜 인상을 가진 몬스터로 나와 있다. 악령의 우두머리, 악마 가운데 두번째의 실력자(혹은 첫번째) 등의 호칭을 가지고 있다. 악마로 의인화되었던 벨제부브는 하에의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있으며 특히 눈이 하에와 똑같다.」

이 글은 네이버 등지에도 널리 퍼져 있으며, 필립 샌드블롬이 쓰고 박승숙 님이 옮긴 '창조성과 고통(Creativity & Disease)' 이라는 책에도 인용되어 있는 글이다.

뭐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다 싶은거지만, 사람 호기심이라는게 또 그렇지가 않다.

더군다나 나름 일본어도 장삼이사나 선남선녀들 만큼 한다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곱게 못넘어가겠는 문장이 들어 있는거라.

「악마로 의인화되었던 벨제부브는 하에의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있으며 특히 눈이 하에와 똑같다」

가 그것인데, 왜 이걸 못 넘어가냐면 일반적으로 벨제부브라고 할 것 같으면 좀 안다 싶은 사람은 하나같이 파리를 떠올린다.

파리는 한자로 蠅 라고 쓰고 일본어로는 ハエ 라고 쓴다. ...이게 문제다. 일본어로 파리를 '하에' 라고 읽는다는거.

이건 무슨 중동어가 일본어에 영향을 주었다 뭐 이런것도 아니고, 이런 우연이 있을 확률이 크면 얼마나 크겠는가.

하에를 죽이고 하에의 모습이 된 신이 하에(파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그래서 아홉목숨을 가진 고양이도 죽인다는 호기심으로 결국 찾아보고야 마는데...

이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그저 이 벨제부브가 고대 팔레스타인의 다섯 도시 중 하나인 에크론(혹은 아카론)을 돌보는 신이며, 바알(Bael) 로 알려져 있다는 이야기 같은 단편적인 정보밖에는 얻을 수 없었다.

...아무튼. 나는 아직도 의혹을 거둘 수가 없다. 아무래도 널리 퍼져 책에까지 인용된 저 글이 사실은 오역 내지는 잘못된 원문의 번역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거다.

누군가 정보좀... orz

*Philistine, 즉 지금의 팔레스타인. 성서에는 흔히 '블레셋' 등으로 표기한다.

*Beelzebub, Beelzebul, Baalzebul, Baalzebul, Pir Bub, Beelzebuth, Baal-zubub 등 수많은 별칭이 존재하며 수메르의 신 Enlil 의 다른 이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 원 의미는 '집 주인', '높은 곳의 주' 이나 크리스트교(혹은 유대교)에 의해 '파리의 주' 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한편 그를 Enlil 로 간주함과 동시에 사탄을 Ea로 간주하고 있기도 하다. 때로는 '수호자' 또는 '생명의 부여자' 로 보는 견해도 있다.

P.S. 히브리어 Belzbb 는 '파리의 주인' 이라는 의미이지만 Belzbl 은 '거하는 주님' 또는 '저택의 주인' 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Enlil 이 En(Lord) + Lil(Air 또는 Open field) 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을 볼 때 둘 사이의 관련성을 배제할수만은 없을 것 같다.(Enlil 은 좀 더 확장된 의미로 '명령하시는 주님' 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P.P.S. '거하는 주님', '집 주인', '명령하는 주님' ... 셋 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지?(웃음)

by 제절초 | 2007/06/20 10:36 | My Favorites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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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nsane at 2007/06/20 10:44
제가 아는 바로는 바알이 본디 팔레스타인 지방의 고유 토착신으로 폭풍을 다스리는 주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비교하자면 제우스와 이미지가 비슷하지요. 뭐 어쨌든 저도 자세한 정보는 잘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이끼 at 2007/06/20 10:59
전 여기 써있는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알민 at 2007/06/20 12:06
고대 서아시아의 역사는 참...
Commented by 파김치 at 2007/06/20 13:17
하에가 파리란 걸 알기 때문에 의문이 생겨나는 거군요. 정말 아는만큼 보입니다;;
Commented by teajelly at 2007/06/20 13:19
인용부분은 딱 읽자마자 왠 파리? 일본판으로 중역해서 나온 오류아냐? 하는 의심이 드는데 과연 진상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불련 at 2007/06/20 14:32
아;; 저도 베르제브브의 모습은 파리로 알고있었는데;;
여러 게임이나 만화에 나온걸 봤었는데 곤충의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그중에 파리가 많더라구요;;

하지만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나온 베르제브브 의인화된 모습을 보고선 꽂혔..[...]
Commented by 불련 at 2007/06/20 14:52
그런데 이 악마들의 대부분은 다른 종교의 신이더군요.
이렇게 악마로 분류된것은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 덕분에
다른 종교의 신들은 신이라는 대등한 입장이 아닌,
악마라는 사악한존재로 표명되게 됐구요..;;
Commented by 카오리군 at 2007/06/20 15:04
음. 아마도 베엘제부브가 파리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윌리엄 골딩의 저서 '파리대왕'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책에 실린 서평 비슷한것에 '파리대왕은 물론 헤브루어의 베엘제버브를 번역한 것으로서, 베엘제버브란 직역하면 곤충의 왕 이란 뜻이다. 악마를 가리키는 이 신랄하고 암시적인 말은 잘못 의역된 말을 오역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된 바 있지만, 어쨌든 그 이름으로 미루어 보아 부패와 파괴와 타락과 히스테리와 공포에 몰두하며 따라서 골딩의 주제에 딱 들어맞는 그러한 악마를 가리키고 있다. 골딩은 물론 재래의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악마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네.
근데 잘못 번역된 것을 오역했다면 윌리엄 골딩도 일본어로 오역한걸 번역한거냐! 그런거냐! (...그럴리가.)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6/20 15:05
Insane// Baal 이 '주님' 을 말하는 일반 명사로 통용되던 것을 보면 신은 신인데 말입니다^^; 폭풍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높고도 높으신 주님' 같은 의미인걸로 조사됐어요.
이끼// 아니 굳이 이해 안하셔도 돼요;;;
알민// 복잡하죠=ㅅ= 이-팔 분쟁은 기원전부터 시작됐던겁니다.
파김치// 그러게 말야^-^
Teajelly// 그러니까요. 누구 영어 잘하는분이 조사좀 도와주시면 좋은데>ㅅ<
불련// 네. Baal 이 '주님' 이고 Zebul 이 '높으신' 등의 의미인데 나중에 유대인들이 악마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파리 라는 의미의 Zebub으로 바꿨다는 설이 있더라구요. 뭐, 이미 반쯤은 아이돌 화 한 신입니다.(웃음)
카오리// 글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옛날부터 파리의 주인 같은 느낌의 이름으로 불렸던 것 같아.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6/24 05:55
baalzebub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헤브루어로는 '나는 것들의 신'으로 해석이 됩니다. zebub이 나는것들의 통칭이거든요. 그걸 영어로 옮겨버리면.. Lord of things that fly.. 옮겨져서 Lord of flies, 파리의 왕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카톨릭쪽의 이야기를 따르면 'zebub'은 지명이 아닐까..하는 추측이 있는데, 실제 지명은 찾을 수 없고 그 주변이 좀 높은 동네고 높은곳에서는 신이산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해석되어서 '높은곳에 사는 신'이란 뜻으로 해석될뻔 했지만... 그건 신성모독이 되니, 위의 이야기로 돌아가 '파리의 신'으로 ...
그리고 중세에 나온 지옥의 계보(...)에는 루시퍼의 세 심복중 하나였다고 나오더군요.
도움이 되셨는지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6/24 08:49
Charlie// 에에 zebub 과 zebul 에 관해서는 저도 조사한 바 있습니다. 원래는 zebul(집, 기거하다, 높은 곳) 이었으나 zebub(나는 것) 으로 변했다고 하는 설이 있어요. 유태인들이 이스라엘을 정복하면서 타 민족의 신을 모독하고 악마로 만들기 위해서 그랬다는 설이죠. zebul 이 의미하는 '높은 곳' 혹은 '집' 은 전형적인 수메르 스타일의 호칭입니다. 실제로 성경에서 야훼를 이를 때도 '높은 곳에 계시는 주님' 이나 '집 주인' 같은 비유를 들죠. 바알제불의 이름도 그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바알제불과 엔릴이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때는 바알제붑 이라는 '나는 것들의 주' 도 모독이 아닌 존칭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아도 '나는 것의 주' 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엔릴의 경우에는 '날아다니는 탈것들의 주인' 이라고 해석하는 경향도 보입니다만^^;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6/24 11:43
나는 것들의 주..라고 하면 확대해석해서 천사들의 왕..이라고까지 할수도 있겠군요. 사실 신(여러 종교의)을 칭하는 호칭이라는것들이 다들 최상위급이라 '누가누가 더 높은가'를 따지기 시작하면 서로 감정싸움이 되어가니까요. '나는 것'들의 왕에서 '파리'의 왕은 지나치게 심한 격하였었다고 생각해요. :) 하필이면 파리라니!
파리에 대한 이야기는 15-6세기쯤 나오기 시작한듯 합니다. (제가 읽은 것들에선 가장 처음에 언급되 있더라고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6/24 11:48
Charlie// 신은 사실 외계인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저 '나는 것들의 주' 를 '로켓과 비행기의 주인' 으로 해석하더군요. ...공군 참모총장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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