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16일
가장 존귀한 것은 그녀의 이름(거짓말)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이름이란 참 중요한 요소다.
예전에도 이야기 했지만(And She Said 에서), 이름이란 건 어떤 사물이나 존재의 실존을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소설판 음양사에서 죽어라 이야기하는 '주'[呪]의 문제와도 가깝다. 어떤 사물의 존재가 관측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는 것 처럼 어떤 사물의 실존은 이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 '꽃은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핀다' 라는 이야기 이지만 그 얘긴 여기서 할 게 아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은연중에 그 '이름' 에 무척 신경을 쓴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정확한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좀 부끄러워진다.(남들이 내 이름 틀리는건 별로 신경 안 쓴다. 아니 사실은 좀 신경 쓴다. 웬지 온라인에서만. 제'철'초라던가.[...])
그런 전차로, 은근히 주변에 신경을 쓰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틀리는 것에 대해서도 민감해진다.
가령, 예전 영화관에서 'YMCA 야구단' 을 볼 때의 이야기다. 나인볼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있는데, 옆 자리 앉은 커플이 갑자기 언쟁을 벌이기 시작하더라.
여 : 자갸 저거 두루미지?
남 : 아냐. 학이야.
여 : 두루미 아냐?
남 : 학이라니까.
여 : 두루미 맞을걸? 두루미로 알고 있는데?
남 : 두루미 아냐. 학이야.
...저기 두루미는 두루미목 두루미과의 겨울철새이고, 학(鶴)은 두루미의 다른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명색이 커플이고, 영화관인데 끼어들 수도 없고 참 보고 있기 딱한 기분이 들었다.
혹은 이런 이야기.
어느 날 내가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을 적의 이야기이다. 학교가 산이다 보니 비탈을 따라 휘청휘청 내려오는데, 앞에 있는 서너명 정도의 여자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조금 빠르게 앞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조금 뒤에 있던 여자들이 그녀의 걱정을 해 준 모양이다.
그러자 앞에 가던 그 여자는 유쾌한듯 웃으며 말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인지, 살짝 약주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괜찮아, 언니가 내 마스코트 해주고 있어."
...에스코트[escort] : 현대 유럽이나 미국에서 귀한 사람, 노인, 부인, 단체 등이 무사하도록 안전하게 유도 ·호위하는 것을 뜻함. 이겠지 이 아가씨야.
순간 풉 하고 웃을뻔 한 것을 간신히 참았었는데, 아마 내가 웃었다고 해도 왜 웃었는지는 몰랐을 거라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복잡하다.(...)
아무튼.
어떤 개념을 말할 때든, 그냥 잡담을 할 때든, '정확한 명칭' 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하게 된 날이었다.
내가 어디선가 말 실수를 했을 때, 어느 누군가가 풉 하고 웃게 될 것이 아닌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로 내가 실수를 한다는 것 처럼 꼴불견도 없으니까.
P.S. 제목은 내가 좋아하는 모 만화의 에피소드 타이틀에서 따 왔다. 전에 포스팅 한 적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보셔도 좋을지도?(웃음)
예전에도 이야기 했지만(And She Said 에서), 이름이란 건 어떤 사물이나 존재의 실존을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소설판 음양사에서 죽어라 이야기하는 '주'[呪]의 문제와도 가깝다. 어떤 사물의 존재가 관측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는 것 처럼 어떤 사물의 실존은 이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 '꽃은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핀다' 라는 이야기 이지만 그 얘긴 여기서 할 게 아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은연중에 그 '이름' 에 무척 신경을 쓴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정확한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좀 부끄러워진다.(남들이 내 이름 틀리는건 별로 신경 안 쓴다. 아니 사실은 좀 신경 쓴다. 웬지 온라인에서만. 제'철'초라던가.[...])
그런 전차로, 은근히 주변에 신경을 쓰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틀리는 것에 대해서도 민감해진다.
가령, 예전 영화관에서 'YMCA 야구단' 을 볼 때의 이야기다. 나인볼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있는데, 옆 자리 앉은 커플이 갑자기 언쟁을 벌이기 시작하더라.
여 : 자갸 저거 두루미지?
남 : 아냐. 학이야.
여 : 두루미 아냐?
남 : 학이라니까.
여 : 두루미 맞을걸? 두루미로 알고 있는데?
남 : 두루미 아냐. 학이야.
...저기 두루미는 두루미목 두루미과의 겨울철새이고, 학(鶴)은 두루미의 다른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명색이 커플이고, 영화관인데 끼어들 수도 없고 참 보고 있기 딱한 기분이 들었다.
혹은 이런 이야기.
어느 날 내가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을 적의 이야기이다. 학교가 산이다 보니 비탈을 따라 휘청휘청 내려오는데, 앞에 있는 서너명 정도의 여자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조금 빠르게 앞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조금 뒤에 있던 여자들이 그녀의 걱정을 해 준 모양이다.
그러자 앞에 가던 그 여자는 유쾌한듯 웃으며 말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인지, 살짝 약주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괜찮아, 언니가 내 마스코트 해주고 있어."
...에스코트[escort] : 현대 유럽이나 미국에서 귀한 사람, 노인, 부인, 단체 등이 무사하도록 안전하게 유도 ·호위하는 것을 뜻함. 이겠지 이 아가씨야.
순간 풉 하고 웃을뻔 한 것을 간신히 참았었는데, 아마 내가 웃었다고 해도 왜 웃었는지는 몰랐을 거라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복잡하다.(...)
아무튼.
어떤 개념을 말할 때든, 그냥 잡담을 할 때든, '정확한 명칭' 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하게 된 날이었다.
내가 어디선가 말 실수를 했을 때, 어느 누군가가 풉 하고 웃게 될 것이 아닌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로 내가 실수를 한다는 것 처럼 꼴불견도 없으니까.
P.S. 제목은 내가 좋아하는 모 만화의 에피소드 타이틀에서 따 왔다. 전에 포스팅 한 적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보셔도 좋을지도?(웃음)
# by | 2007/07/16 09:58 | My Favorites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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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지요. 종종 말이 새나가서 비웃음 몇 번 샀더니[비웃음이라기 보다는
놀림당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많이 신경쓰게 되더라구요.
이제 이곳은 말실수하면 까이게 되는건가 -_-?;
gaze// ...헉'ㅁ'! 잘라달라고 한건가요 설마;;
단미// 음. 오타 맞습니다. 정정하겠습니다. 그 아가씨의 일행은 아무도 정정 안해주더군요. 그 말은 아버지께서 가훈으로 삼으신 말인데 원래는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꽃은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핀다' 로 알고 있습니다.
Lord// 그...그건 아닙니다;;
말그대로 풀과 꽃이 속삭이고 있어(...)
gaze// 풉;; ;미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