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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젠더 교차

 
역사적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젠더 교차(사회적 성역할의 교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책에서 발췌했는지는 바보처럼 써놓지를 않아서 잊어버렸는데,(아무튼 여성학 책) 아무튼 그 책에서 나타난 젠더 교차에 관한 글들을 뽑아놓은 것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19세기 평원인디언(Plains) 부족들 사이에서는 종종 부분적이면서도 분명하게 젠더교차(cross-gender)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 부족 속에서 젠더교차는 바꿔입기(cross-dressing)를 필수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젠더가 교차된 일부 여성들은 완전히 남자일을 할 때에도 여전히 여자옷을 입었으며 가사를 담당할 아내를 취하였다.」

「기원전 17세기까지 지속되었던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제의에서는 남자는 여자옷을, 여자는 남자옷을 입었다.」

「발칸반도의 세르비아인이나 몬테네그로인, 게그족 사이에서는 아들을 낳지 못한 가족의 경우 생물학적 딸을 아들로 키우는 것이 허용된다.
무스코반자라고 부르는, 젠더가 교차된 이런 개인은 사회적으로 남성의 신분을 갖고 남성이 하는 일을 하였다. 다만 이들은 배우자를 맞이할 수 없으며 순결을 맹세해야 한다. 이 무스코반자는 종종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 매우 존경을 받았다. 그리고 여성 참정권이 도입되기 전에 적어도 한명을 무스코반자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권을 부여받았다.」

「인디언 부족들은 젠더 교차된 사람들의 결혼을 허용했다. 따라서 이들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과 '반대'의 성인 사람과 결혼해야 했다. 사실 이것은 젠더 교차된 '여성'이 사회적 남성으로 인정받는 한, 전통적인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의미했으며, 반대로 젠더 교차된 '남성'은 전통적인 남성과 결혼해야 했다. 」

「카스카족 가운데 사냥할 아들을 원하지만 딸만 있는 가족은(아마도 아들로서 가장 적합한 ) 딸 하나를 선택해서 '남자처럼' 키운다. 그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부모는 임신 예방책으로 말린 곰의 난소를 아이의 허리띠에 묶어주고 평생 차고 다니게 한다. 부족에 따라 사회화 과정은 다르지만 소녀들은 각각 허용된 문화적 채널을 통해 젠더가 교차된 역할을 수행하였다. 」

「나바호족은 세가지 신체적 성(양성, 남성, 여성)을 인정한다. 그리고 적어도 셋 이상의 젠더 지위가 있다. 남자(소년), 여자(소녀), 나들(nadle)이 그것이다. 나들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진짜 나들과 나들 행세를 하는 남자와 여자이다. 나들은 모호한 생식기를 기준으로 그 지위가 결정되는데, 그들은 여자일을 하고 여자처럼 행동하지만 여느 나바호족이 누리지 못하는 특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나들의 섹스파트너는 여자나 남자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나들이나 나들 행세를 하는 사람을 섹스 파트너로 삼을 수는 없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의 섹스 파트너로 남자, 나들, 나들 행세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고 남자는 여자, 나들, 나들 행세하는 사람을 택할 수 있다. 하지만 동성간의 성교로 정의되는 동성애는 허용되지 않는다. 나들의 지위가 갖는 모순은, 자웅동체의 생식기가 그 지위를 결정하지만 동시에 자웅동체 아닌 사람이 그 지위를 얻는 것은 막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히즈라는 제의에서 생식기가 제거되는 수술을 받아 성불구가 된 양성적 남자를 일컫는 제 3의 젠더이다. 그러나 히즈라의 사회적 정체성은 '행세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나들과 비슷하다. 변이된 제 3의 젠더로서 히즈라 공동체는 여러 종류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한다. 대다수의 사람은 10대, 성인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심리적이건 신체적이건 젠더교차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이에 끌리는 것 같다. 히즈라의 역할은 그 것의 문화적 의미를 완전히 상실하지 않은 채, 다양한 인격과 섹스욕구와 젠더 정체성을 수용한다. 」

「피마족은 소년이 여자일에 흥미를 나타내면 아이를 시험해본다. 오두막에 활과 바구니를 갖다 놓고 아이를 들여보내고는 오두막에 불을 붙인다. 그런 다음 아이가 두려움에 떨며 바구니를 움켜쥐면 위-코바트(wi-kovat : 두 정신)라는 주변적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여기서 성기는 젠더의 본질적인 표시가 되지 못하며 젠더는 문자 그대로 어떤 일을 좋아하는가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다. (중략) 두 정신 전통은 단속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즉 개인이 일시적으로 두 정신 소유자의 지위를 취했다가 버리기를 몇 번이고 할 수 있다. 이는 젠더를 불변적인 것으로 여기는 서구개념에 도전하는 것이다. 」

「폴리네시아의 마후(mahu)는 '동성애' 행위를 포함하는 남성 젠더 변이의 지위로 태어난다. 그러나 이 지위가 반드시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마후는 어린 시절에 다른 젠더의 일과 옷을 선택했다가 중간에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평생 마후로 지낼 필요는 없다. 마후의 지위가 지니는 중요성은, 그것이 남자들로 하여금 비남성적인 행위를 피하는 법을 알 수 있게 젠더의 차이를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는 데 있다. 오늘날에는 마후의 특성이 변하여, 마후들이 여전히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고 간주되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타히티족 마후의 경우에도 여자옷은 이제 입지 않는다. 평생 마후의 지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마후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된다. 뿐만 아니라 마후와 관련된 '여성성'의 개념이 있다. 마후가 아닌 사람도 '마후적' 일 수는 있다.
마후는 자신의 지위나 동성애 행위 때문에 모욕을 당하는 일이 없다. 타히티에서는 마을마다 마후가 한 명씩 있다. 확실히 마후는 젠더 교차하지 않은 남성 파트너와 구강성교도 하였다. 마후의 동성애적 성향은 사회적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적 지위의 중요한 기표가 되는 것은 옷차림과 행동에서의 젠더 교차적 성향이다.

「위칸은 제3의 젠더 선택인 오마니의 사니스(xanith)를 연구하였는데, 사니스는 바꿔입기를 하지 않지만 여자들처럼 남자옷 윗도리에 허리띠를 맨다. 그리고 사니스의 젠더지위는 전문직업과 동성애 매매춘 같은 경제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사니스 남성은 사니스 상태를 포기하면 다시 남자의 지위를 획득하여 결혼하고 가정을 가질 수 있다. 과거에 사니스였다는 사실이 오점으로 남지 않는다. 페니스 삽입성교에서 삽입당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사니스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래서 오마니족에서 페니스 성교시 삽입당하는 사람은 여자와 사니스다.」

「북피갠족은 여느 인디언의 성역할과 매우 다르게 남자는 공격적이고 여자는 순종적인 성역할을 문화권이다. 북피갠족에서는 "공격성, 독립성, 대담성, 섹슈얼리티 등 모든 특징이 남성의 역할행위와 관련되지만 맨리하트(manly-heart)가 되려면 부유하고 기혼이어야 한다"는 특징을 지닌 마초(macho)여성을 맨리하트라고 한다. 따라서 맨리하트 젠더는 '남자처럼 행동하지만' 변형된 것은 아니다. 맨리하트의 역할은 영구적일 수 있으며 남자처럼 행동하는 여자를 나쁘게 보는 서구문화와 달리 맨리하트는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에번스-프리챠드는 수단의 아잔드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독신청년과 소년(12~20세)들의 일시적 결혼형태를 기록하였다. 이 제도에서 청년들은 독신자 군대의 일원으로 편성되며, 이 청년들이 소년아내를 취하는 것은 관습이었다. 소녀들은 아주 어릴 적에, 때로는 태어나자마자 약혼을 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여자에게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간통밖에 없었다. 그러나 간통은 매우 위험한 해결책이엇다. 이따금 간통자의 귀, 윗입술, 성기, 손을 자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궁정에서 생활하는 신중한 미혼의 청년무사들은 자위로 충족되지 않으면 소년과 결혼하여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관습이었다.
문화적 해결책이 소년결혼이었는데 이는 이성애 결혼형태를 따르고 있다. 소년들은 '여자'로 간주되었다. 이들 사이에서는 '아데 응가 아미(Ade nga ami)' 라고 불리었는데 '우리는 여자' 라는 뜻이다. 그리고 소년의 연인은 소년을 디아레(나의 아내)라고 불렀고 소년은 그를 쿰바미(나의 남편) 이라고 불렀다. 일반적으로 소년은 아내로서 여자일을 많이 하지만 모든 일을 다 하지는 않았다. 성행위 면을 살펴보면, 밤에 동침을 했으며 남편은 소년의 넓적다리 사이에 성기를 넣고 성교를 했다. 그리고 소년들은 남자의 배나 사타구니에 성기를 문지름으로써 즐거움을 얻었다. 성인이 되면 소년아내는 무사가 되어 소년아내를 맞이하였으며 그들의 전남편은 여자와 결혼했다. 」

개인적으로 그 책에 있었던 연구들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고 가장 공감했던 글은 다음과 같다.

「80년대 들어와 미국과 서유럽에서는 풀뿌리 운동이 일어났다. 스스로 '젠더전환자'임을 밝히는 이 운동은 현존 젠더문화가 억압적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로스블라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운동을 이끄는 원리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들에게 부과된 성별을 일시적이건 영구적이건 자유롭게 바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칭 젠더전환자들은 현재의 양성 젠더문화가 사람들을 '세뇌' 시켜 '성차별'(an apartheid of sex)을 고착화한다고 믿고 있다. 로스블라트는 남성과 여성의 '본성'이라는 개념은 이제 완전히 허구임이 판명 났다고 주장하면서, 현존 양성 젠더체제 대신 '세상에는 50억의 사람이 있고 50억의 고유한 성 정체성이 있다'는 명제를 내놓는다. 」

물론 옛날 연구여서 지금은 반박당했을 가능성이 높고, 꼭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저 말이 이상할정도로 강하게 공감이 되었다.

50억의 사람에겐 50억의 성 정체성이 있다.

굳이 내가 스테레오 타입의 남자가 아니라도 괜찮지 않은가.

이런 말 하고 있으면 꼭 어떤 놈들은 '그럼 넌 남자가 네 후장 따먹어도 괜찮냐' 라고 말하는데, 넌 짐승이냐? 주둥아리나 닥치고 있으면 밉지나 않다.

성정체성과 후장 따먹는게 뭔 상관이야. 하여간 말해줘도 들어먹질 못하는 머저리들은 어딜 가나 있다.(...)

그리고 그 책엔 없었고, 어느 여성잡지에서 본 거지만 멕시코에서는 지금도 젠더 교차를 한 여자(원래는 남자)들이 여장을 하고 집안의 생계를 꾸리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수입은 제법 좋은 편이어서 권장 까지는 아니라도 젠더 교차는 제법 환영받고 있다고.(역시 요는 돈인가 보다. 경제력은 중요하지.)

아무튼,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젠더 교차의 전통. 이것저것 써보려고 했는데 아직은 어렵다. 표현이 유치해져만 가는 기분이라.

by 제절초 | 2007/07/17 13:08 | My Favorites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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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京極堂 : 당신의 젠더는 무엇.. at 2007/07/27 06:45

... 일전에 포스팅 했던 '역사적 젠더 교차' 의 포스팅. 어쩌다보니 그걸 하다가 '그러면 젠더를 분류한 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충동은 행동을 낳는 법. 그 행동이 ... more

Commented by 銀鳥-_- at 2007/07/17 13:15
맞아요. 동인녀의 수만큼 커플링이 있는 것과 매한가지요, 오덕후의 수 만큼 에로게 장르가 생기는 것과 매한가지... 응?
Commented by 시리벨르 at 2007/07/17 14:00
뭐 자기 하고싶은데로 하고 살면서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그사람이 에얼리언이라도 상관 안합니다
Commented by 소마 at 2007/07/17 14:53
동감하는 부분이 많군요. ^^
Commented by 몰핀중독 at 2007/07/17 15:51
맞는 말씀이십니다... 남들에게 피해안주는선에서... 나름대로 자유를 만끽하고 커플질을하고 오덕질을하던... 그건 개인자유니까요... 어디까지나 피해만 안준다면 말입니다...
Commented by 레놀도야지 at 2007/07/17 16:58
다양함이 못마땅한 사람도 있는겁니다. 자신의 이해 범주에서 벗어나면 '괴물'로 인식하는거죠. 휴일은 잘 보내셨는가요? ^^
Commented by 카오리군 at 2007/07/17 21:56
꼭 어떤 놈들은 '그럼 넌 남자가 네 후장 따먹어도 괜찮냐' 라고 말하는데, 그런놈들에게 한마디 '니 후장 따먹는거 아니니까 아가리 닥쳐.'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7/18 09:37
은조// ...풉. 과연 은조님 멋져요 'ㅂ'b
시리벨르// 아하하하^^
소마// 에헤헤^-^ 그러신가요-
몰핀중독//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것을 피해로 느끼는가 아닌가도 중요하지만요.
레놀도야지// 넵 잘 보냈습니다^-^ 레놀님은요?
카오리군// 오 그것도 좋다.
Commented by 발칡 at 2007/07/20 00:12
늦었지만 댓글답니다. 동감 많이 되어서요:) 왜, 흔히들 하는 얘기지만(아닌가) n개의 성이 있다고 하잖아요. 저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제가 '열려'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 자체가 웃긴거라는 걸 알았어요ㅋ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7/20 00:33
발칡// 아아^^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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