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19일
And She Said, ~ 인간의 가치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들었다. 조금 갑작스런 통보여서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째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어느 정도 기분을 정리한 뒤 나에게 그 소식을 전해 준 친구에게 물었다. 친구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자신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저수지에 빠져 죽었다고 했다. 나는 일의 앞뒤를 따질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친구를 다그치기만 했다. 왜 죽게 했냐고. 왜 구해주지 않았냐고. 그러자 그 애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흘렸다.
'초롱이 - 그 친구가 기르는 개의 이름이었다 가 같이 빠졌거든. 난 초롱이를 구하는 것만 해도 벅찼어.'
나는 무엇인가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은 기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점점 머리 속은 멍해지고, 부웅 하는 이명이 귓가에서 들리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내 다리에 힘이 빠져 휘청거리는 것을 본 친구는 날랜 움직임으로 나를 부축했지만 나는 그러한 선의 조차 거부감이 들었다. 쌀쌀맞게 그 팔을 내치며 멋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초롱이가 구해달랬니?'
문득 거기에 생각이 미쳤다. 옛날부터 신끼가 있다고 하는 친구였다. 동물의사 두리틀씨 정도는 아니지만 동물과 이야기를 한다는 소문이 들려왔었다. 설마 그 소문이 사실일까 의심했었지만 그 친구는 말없이 웃으며 옆에 앉아 있던 초롱이를 사랑스레 쓰다듬어주었던 모습이 기억났다. 아마도 저 친구는 초롱이의 주인보다 초롱이와 더 친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친구의 말은 내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응. 안타까운 비명을 질렀지.'
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몹시 슬펐고, 대단히 분노했으며, 매우 불쾌했다. 그러나 유달리 예민한 그 친구에게는 그것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동물과도 말이 통한다는데, 어쩌면 그 정도는 간단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기분을 읽는다는 것 말이다.
'그러니까...'
친구는 입을 열었다. 여전히 무심한듯한 투였다.
'난 그저 나와 마음이 더 잘 맞는 상대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 뿐이야. 나에게 여력은 없었으니까. 왜 그저 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우선시 되어야 하는거야? 그건 아니잖아. 말이 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더 소중한건 당연한거 아냐? 난 그저 초롱이의 비명이 더 가슴 아프게 들렸어. 그 때문에 그 애가 죽은건 유감이지만, 이 일로 더 이상 내게 책임을 묻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난 그저 더 사랑하는 쪽을 선택한 것 뿐이니까.'
납득은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나라고 해도 늘 집안에 무신경하고 잠만 자는 아빠보다는 날 사랑해주려고 노력하는 엄마를 먼저 구할테니까. 여력이 없다면 아빠는 구할 수 없겠지. 그렇지만, 그래도 동족인 것을. 조금은 더 측은하게 여겨주는 쪽이 더 사람다운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냉정하게 등을 돌려 나가버린 그 친구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과연 저 친구는 자신을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하고."
'초롱이 - 그 친구가 기르는 개의 이름이었다 가 같이 빠졌거든. 난 초롱이를 구하는 것만 해도 벅찼어.'
나는 무엇인가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은 기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점점 머리 속은 멍해지고, 부웅 하는 이명이 귓가에서 들리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내 다리에 힘이 빠져 휘청거리는 것을 본 친구는 날랜 움직임으로 나를 부축했지만 나는 그러한 선의 조차 거부감이 들었다. 쌀쌀맞게 그 팔을 내치며 멋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초롱이가 구해달랬니?'
문득 거기에 생각이 미쳤다. 옛날부터 신끼가 있다고 하는 친구였다. 동물의사 두리틀씨 정도는 아니지만 동물과 이야기를 한다는 소문이 들려왔었다. 설마 그 소문이 사실일까 의심했었지만 그 친구는 말없이 웃으며 옆에 앉아 있던 초롱이를 사랑스레 쓰다듬어주었던 모습이 기억났다. 아마도 저 친구는 초롱이의 주인보다 초롱이와 더 친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친구의 말은 내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응. 안타까운 비명을 질렀지.'
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몹시 슬펐고, 대단히 분노했으며, 매우 불쾌했다. 그러나 유달리 예민한 그 친구에게는 그것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동물과도 말이 통한다는데, 어쩌면 그 정도는 간단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기분을 읽는다는 것 말이다.
'그러니까...'
친구는 입을 열었다. 여전히 무심한듯한 투였다.
'난 그저 나와 마음이 더 잘 맞는 상대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 뿐이야. 나에게 여력은 없었으니까. 왜 그저 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우선시 되어야 하는거야? 그건 아니잖아. 말이 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더 소중한건 당연한거 아냐? 난 그저 초롱이의 비명이 더 가슴 아프게 들렸어. 그 때문에 그 애가 죽은건 유감이지만, 이 일로 더 이상 내게 책임을 묻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난 그저 더 사랑하는 쪽을 선택한 것 뿐이니까.'
납득은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나라고 해도 늘 집안에 무신경하고 잠만 자는 아빠보다는 날 사랑해주려고 노력하는 엄마를 먼저 구할테니까. 여력이 없다면 아빠는 구할 수 없겠지. 그렇지만, 그래도 동족인 것을. 조금은 더 측은하게 여겨주는 쪽이 더 사람다운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냉정하게 등을 돌려 나가버린 그 친구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과연 저 친구는 자신을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하고."
# by | 2007/07/19 11:41 | And She Said, | 트랙백 | 덧글(1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저도 사람이라서 그런지 기분이 묘하네요.
히카리// 다들 사람이니까요.
레놀도야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무섭군요;;
이끼// 헉-ㅁ-;;
파닭// 그러니^^? 기쁘다-
너른바람//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보통 멍멍이보단 사람하고 말이 통한다구요.;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는거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