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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교차로 제 3403호(2007/08/01/수)


아름다운 사회


한희철 목사(독일 프랑크푸르트 한인교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일은 여러가지로 우리의 마음을 어둡고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인질로 잡힌 스무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데, 시간이 지날 뿐 뾰족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력은 물론 정신력도 바닥이 날 시점이라 하니 안타까움만 깊어갑니다. 소식을 듣는 우리의 마음이 이런데 인질로 붙잡혀 있는 당사자나 그들의 가족들 마음은 얼마나 애가 탈까요.
아프가니스탄을 찾았던 젊은이들을 두고서는 어지러울 정도의 많은 말들이 오고갑니다. 먼 나라까지 찾아가 어려운 이웃을 돌보려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희망적인 일이지만, 그들이 보여준 모습 속에는 아쉽게 여겨지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고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일로부터, 다른 나라의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거나 포용하지 않은 채 내가 가진 신앙을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모습 등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동기의 순수함을 인정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불편하고 곤혹스럽게 만듭니다.
사랑한다는 것과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별개의 것입니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방법까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사랑이 됩니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면 무례해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것과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면 어떤 일을 하던지 그가 하는 모든 일들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사랑 아닌 일들을 서슴없이 행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요.
저는 오늘 예배에 참석한 교우들에게 간곡한 마음으로 두 가지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하나는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해 달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질로 붙잡혀 있는 이들이 생명을 잃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했지만 사랑이 아니었던 일들이 그동안 적지가 않았습니다. 사랑은 결코 자기를 자랑하거나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무정하고 아픈 말들을 쏟아놓는 이들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의 잘못을 아프게 돌아보고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번 일은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하늘의 무서운 매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간절한 것은 인질로 붙잡힌 젊은이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는 일입니다.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그들이 살아 돌아와 죽음과 같은 시간을 보내며 깨달을 수 있었던 진정한 사랑과 섬김의 의미를 우리에게 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랑 아닌 것들이 우리에게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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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저런 생활정보지 중에서는 교차로를 제일 좋아한다. 별 뜻은 없고, 단지 1면에 재미있는 사설들이 매일 실리기 때문이다.(가판대 앞에 서서 멍하니 교차로의 1면 사설을 읽곤 한다.)

이 사설은 어제 귀가하면서 봤던 것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어 이글루에까지 들고 오게 되었다.

뭐 이제 와서 아프가니스탄 얘길 여기서 하는 것도 웃기고, 그냥 내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거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사랑이 아닌 일'

나는 '눈에 보이는 것' 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가 아무리 좋고 아무리 갸륵한 마음으로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겉모습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천지 사방 뛰어다니며 설교만 하고 다니는 사람보다는, 배고픈 아이들을 자신의 이미지 전략에 이용하고자 생색을 내며 약간의 먹을거리라도 쥐어주는 사람 쪽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비단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지, 어떤 마음으로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한 일이 나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너는 친밀감에서 한 일이 나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너는 장난처럼 웃어보자고 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너' 와 '나' 를 바꾸어도 마찬가지로 같은 의미가 된다.

그러니까 옛날부터 성자라는 사람들은 늘 말한것이다.

'네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 라던가 '네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 같은 것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일단 겉모습이나 드러나는 행동만이라도 보기 좋게 꾸밀 줄 알자.

거짓말도 백번쯤 반복하면 참말이 된다.

위선이라도 행하는 것이 행하지 않는 선보다 낫다.

눈에 보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by 제절초 | 2007/08/02 07:36 | The Grapes of Wrath | 트랙백(2) | 핑백(5)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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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타치코마 at 2007/08/02 07:38
확실히 그들중에는 교차로가 제일 나은듯...
Commented by 레놀도야지 at 2007/08/02 07:43
맞습니다. 위선이라도 행하지 않는 것보다 낫죠. 명절때 라면 몇박스들고 가서 사진찍기 좋아하는 분들을 보면서 그래도 저보다 낫다 싶더군요.
Commented by aLmin at 2007/08/02 09:11
반성해야겠지요. 이제까지의 태도를.. 마음가짐을..
Commented by 긴군 at 2007/08/02 09:52
독일 프랑크르프트 교회....

한국에는 잘 안보여서...
Commented by Shirou君 at 2007/08/02 09:56
분명 눈에 보이는 것 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겠지만...
저 역시나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gaze at 2007/08/02 10:32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방법까지 알아야 합니다." 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자신의 진심과 올바른 마음 가짐을 갖고 섬기면 사랑하는(섬기는) 방법도 잘못되지 않으리라 믿기 때문에 언젠가는 상대방도 마음을 열고 웃어줄거라고 생각한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다가오는 선교는 억지스러운 강요 일 뿐이고, 그렇게 해서 전도 될 수 있다면(된다면) 그것은 이미 그들이 믿는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이 아닌 단순한 '종교권유'가 될 뿐이라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이끼 at 2007/08/02 13:51
저도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방법까지 알아야한다는 말에 참 공감합니다.
여담이지만 특히 우리나라 아버지들이 좀 많이 배워야 할 부분...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8/02 20:25
타치코마// 사설이 제일 많아서 좋아요.(응?)
알민// 우웅>ㅅ<
긴군// 전 뭔지도 몰라요 사실(...)
시로군// 네 'ㅂ'
gaze// 그쵸. 방법이 중요한거라고 생각해요.
이끼// 아아. 전 운이 좋아요^-^
Commented by 너른바람 at 2007/08/03 01:08
정말 좋은 글입니다. 일일이 타이핑 해주신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8/03 06:51
너른바람// 에헤헤^-^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Moonseer at 2007/08/03 10:49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트랙백 신고드립니다.
Commented by 그라드 at 2007/08/03 10:51
저도 너른바람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
Commented by 예거마이스터 at 2007/08/03 11:05
저도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방법까지 알아야한다는 말.. 누구나 항상 유념해야할 말 같습니다.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7/08/03 11:20
한희철목사님. 예전에 단강교회에 계실 적에 주보겸으로 펴내시던 '단강마을 이야기'를 참 인상깊게 읽었었는데요. 오랜만에 뜻밖의 곳에서 한희철목사님의 이름을 보니 반갑네요.
Commented by LA at 2007/08/03 12:16
많은 생각이 필요하겠지요...사랑함에 있어서....
Commented by JoysTiq at 2007/08/03 12:56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위선이 행하지 않는 선보다 낫다'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네... 누군가에게 전달하려면 어쨌든 보여야 하는 겁니다.
Commented by magicsoup at 2007/08/03 13:56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Commented by animetal at 2007/08/03 15:14
중3까지 제대로 교회 다녔던 사람입니다. 목사님 해주시는 이야기 종교를 떠나서 좋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안좋은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 무교로 전향했지만...

돌아온 이들이 이번 사태로 반성하고 진정으로 포용할 줄 아는 진실된 신자가 될지, 각종 교회 선전에 돌아다니며 반이슬람주의자가되어 선교활동을 하고 돌아다닐지 지켜보겠습니다.
Commented by 핌군 at 2007/08/03 18:09
이오공감에서 타고 왔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일을 남에게 시키지말라...저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중에 하나입니다.
좋은글 감사드리고 일일이 타이핑 치신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8/03 19:32
문시어// 아이쿠 트랙백 감사합니다'ㅂ'
그라드// 아유 뭘요^^ 길에 널린게 교차론데;
예거마이스터// 네 'ㅂ'
마른미역// 오오 그런 분이었군요 'ㅂ'
LA// 네. 사랑은 함부로 하기도 어렵습니다.
조이스틱// 네. 보이는게 중요하죠. 보이기만 해도 안되지만 보이지 않는것보다야 낫지 않겠습니까.
매직수프// 많은 생각은 하게 되지만 머리는 아프지 않아서 좋아요.
애니메탈// 후자가 되면 끔찍한데요=ㅅ=
핌군// 좋은 말이죠^-^ 금언입니다 정말.
Commented by 느낌 at 2007/08/03 19:53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이 있을까요? 있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8/03 21:44
느낌// 저도 사랑은 모르겠어요 'ㅁ';;;
Commented by 백암선생 at 2007/08/04 22:38
좋은 글이네요. 옮겨가도 될까요? 아직 옮겨가지는 않았습니다 ^^
Commented by 길잃은고래씨 at 2007/08/05 03:4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고 노력해야겠어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8/05 23:10
백암선생// 아유 당연하죠^^
고래씨// 에헤헷>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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