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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동물의 테이블 매너

 

근 한달여만의 포스팅. 그 첫 작품은 쿠사마 사카에 씨의 '육식동물의 테이블 매너' 다.

사실 이 책은 나온지가 제법 되었지만 늘 서점에 가면 나를 망설이게 만들어서 최근에야 구입하게 되었다.

저런 과장이 심한 그림에 끌리면서도 지뢰를 밟으면 어쩌나 하는 심정에 자꾸만 멀리하게 되었달까.

그러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덥석 집었는데, 결과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상당히 좋다고 해야 하나.

책은 일단 '키스시럽, 육식동물의 테이블 매너, 우리만의 비밀, 봄의 손 끝' 이라고 하는 네 편의 짧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다.

키스 시럽은 한 남자와 쌍둥이 형제의 기묘한 관계를 다룬 이야기.

406호의 키시다는 506호에서 날이면 날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 클레임을 걸러(...) 가게 되는데, 거기서 마주친 미즈사와가 얼굴에 상처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치료를 해주는데다가 밥까지 해 준다.

...성격이 저래서야 천상 수타입이다...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밥해주고 입혀주고 먹여주는 공도 세상엔 있는 법이다.(응?)

거기다 '애를 봐준다' 는 기분으로 늘 회사에서도 일찍 퇴근하기도 하고. 이미 코 꿰인거지.(웃음)

그러다 우연히 미즈사와가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깜짝 놀라는데, 알고보니 키스하는 미즈사와는 동생인 사토시. 지금까지 먹여준 미즈사와는 형인 료지였던 것.

이 즈음에서 이 고약한 작가는 '료지가 키시다를 의식하는 장면' 을 삽입해 보는 사람을 낚고 있다.(...)

지금까지 별 언질도 없다가 갑자기 이런 장면을 삽입하면 뒷 내용을 추측하게 되잖냐!!! 괜시리 사람 두근거리게 하고. 흥.

그리고 얼마 뒤 찾아온 료지의 고백. 거봐 그럴 줄 알았다니까. 라지만 키시다 이놈도 내추럴 본 호모인지 넙죽 받아준다. ...너 지금까지 '애 봐준다' 라며. ...키워서 잡아먹은거냐!!!

아무튼, 그런 이야기.

다음 만화인 '육식동물의 테이블 매너' 는 미즈사와 형제 중 사토시의 이야기이다.

체취가 강해진다며 고기를 먹지 않는 미즈사와 사토시. 천연계 수타입인 형과는 달리 천연 공. 거기다 웬지 강공.

술취한 후배를 집에 데려와 덮치는 모습이 하루 이틀 해본 솜씨가 아니라 제법이다.(...)

그러나 그가 진짜로 사랑하는 상대는 따로 있었으니...

뻔하다면 뻔하고 예측한 분도 이미 계시겠지만, 사토시가 마음을 두고 있는 상대는 형인 료지인 것이다.

그러나 사토시가 가진 일말의 양심이 '그렇게 되면 료지가 부서질 것 같아' 라며 그를 막고 있다.

그런 이야기 까지 들어버렸으면서도 웬지 사토시에게 휘둘리는 안도가 불쌍하달까.(생긴건 곰처럼 생겨서는 순한 타입인 것 같다.)

아아 사토시. 애좀 그만 괴롭혀라.(응?)

그 다음의 '우리만의 비밀' 은 회사원 이야기.

내추럴 본 혹은 본 투 비 게이(...) 인 디자이너 오오코우치는 어느날 우연히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디자인을 최고라고 말해준 남자 미타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점차 그에게 접근해 가지만 미타는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무심결에 손이 닿으면 화들짝 놀라기도 하는 묘한 남자.

사건은 어느날 밤 일어난다.

술에 취한 오오코우치가 미타에게 부축받아 여관까지 온 뒤 미타가 샤워하는 사이 깨어나 미타가 소중히 안고 있던 봉투의 내용물을 보게 된 것.

지금까지 사람을 피하며 여자도 사귀지 않던 그의 정체는...

중증 네코미미 페티시즘*이었던 것!!!!!

....그냥 오타쿠도 아니고 네코미미 펫치라니. 문득 모 만화의 '쫑긋쫑긋 고양이귀 학원' 이 생각나버렸다.(...)

그래도 아예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라 어찌어찌 관계는 진전되어 가는데...

잘 될 수 있을까...? 보고 있으면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웃음)

마지막의 '봄의 손 끝' 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피아노 교사 마코토와 다단계 판매원(...) 타츠야의 이야기.

마코토가 제법 내 취향으로 생겨먹어서 좋긴 한데... 타츠야가 저래서야 웬지 텄다는 기분.

어쩌자고 저런 놈을 좋아하면서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건지, 보고 있으면 속이 탄다.

타츠야가 원래 나쁜 놈이 아니라 성격이 순진하고 밝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하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 홧김에(그놈의 홧김이 항상 문제다) 타츠야를 덮쳐버리는 마코토.(이 부분에서 솔직히 좀 놀랐다. 공이었다니!)

늘 그렇지만 게이가 스트레이트인 친구를 덮치면 고민에 빠지고, 마코토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타츠야와의 우정을 버릴 각오로 그를 덮쳤던 것인데, 며칠이 지나 태연한 얼굴로 찾아온 타츠야에게 오히려 더 상처받은 얼굴을 하는 마코토.

그러나 타츠야는 오히려 마코토를 기쁘게 해주었다는 것에만 신경이 가는지 전혀 상관없다는 얼굴로 마코토를 바라본다.

...진짜 천연이다. 이런 천연이 없다.

아무튼, 충견을 얻은(...) 마코토. 개와의 연애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는 모두의 마음에 달렸다.(응?)

무작정 지른 것 치곤 생각보다 괜찮았던 만화.

이 사람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네코미미 페티시즘 : 이른바 말하는 '고양이 귀에 환장하는' 증세. 유사품으로 '개 귀 환장증' 과 '동물꼬리 환장증' 이 있다.

by 제절초 | 2007/10/19 07:14 | Boy`s Love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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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京極堂 : 꿈꾸는 성좌 at 2008/05/12 07:27

... 갱신이 들쭉날쭉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할 형편입니다만...그건 그렇다 치고 책 이야기부터 먼저 합니다. 오늘 이야기 할 책은 쿠사마 사카에 씨의 꿈꾸는 성좌 입니다. 육식동물의 테이블 매너에 이어 첫사랑의 원령, 재앙의 안내인등 꾸준히 한국에 작품이 소개되어 온 쿠사마 사카에 씨는 풍부한 감정표현과 뜬금없는 발상, 남들이 다 자를 써서 그릴만한 배경도 ... more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10/19 07:27
오랜만이세요. 글을 읽다가 보니 마코토는 그냥 귀여운데
타츠야가 강하군요. 푸훗;
Commented by 타치코마 at 2007/10/19 07:36
문득... 제목만 보고 떠오른 기억...
아마 레드푸의 마녀 라야(요요님작)2권 2~4화 정도에 있는 에피소드인데..
"귤, 사과는 초식동물, 담배는 육식동물"이라는 멘트가 있었죠... (뭐 전혀 뜬금 없지만;;;)
Commented by 카오리군 at 2007/10/19 09:07
후. 에라 이 막장아. 근 한달만의 포스팅이 하필 BL이냐 ㄱ-
Commented by 소마 at 2007/10/19 09:17
저도 결국 질렀습니다. 제목이 취향을 한가운데를 적격했기 때문에요. (웃음)
개인적으로 사토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왜 전 사토시가 수이기를 바라는건지; 저런 녀석을 덥치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야말로 하악하악;
Commented by 레놀도야지 at 2007/10/19 10:14
아... 컴백하셨군요. 그냥 글 쓰시는 것만 봐도 좋습니다.
Commented by 유루 at 2007/10/19 10:53
오 간만에 본 책. 어제 또 책이 나왔더라구요. 첫사랑의 원령. 어제 사서 읽었는데 육식동물보다는 좀 강했(?)습니다. 쿠사마씨 책은 앞으로 계속 나올 것 같아요. 잘 팔리는 듯 ㅋ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7/10/19 10:56
간만에 올리시는 포스팅이시네효:)
Commented by gaze at 2007/10/19 12:42
사토시는 ......'수'입니다!! 수입니다..입니다..니다.다....다....라고 외쳐봅니다.ㅠㅠ
Commented by teajelly at 2007/10/19 13:57
전 이책 무척 좋아해서 막 추천하고 다녔어요. ^^ 쌍동이와 키시다씨도 귀엽고, 미타쿠도 너무 귀여워서요. 그리고 커버 뒷쪽 안쪽에 있던 네컷만화가 최강~!
Commented by 파김치 at 2007/10/19 16:52
제목에 낚일 사람이 많겠군요+ㅁ+
Commented by 사헤라 at 2007/10/19 18:11
예전부터 알고 있는 만화책이었는데 왠지 손이 안 가다가..제절초님 글 읽고 드디어 봤어요! 살 목록으로 정했습니다. 근데 밸리 인기글에 오르셨네요.. BL물이 올라가는걸 별로 못봐서 좋군요<
Commented by 토우 at 2007/10/19 19:56
아~ 이거, 살까~하고 생각중이예요! 내용에서 확 좋아~~!!!하는 건 없는데 은근히 끌리는 맛이...ㅠㅠ 아아... 이렇게 무뎌지는그나..<--타마키님 책이 책장에 꽂힌 순간 시작된거죠...
Commented by 아르젠틴 at 2007/10/19 20:39
우어어 orz 책 주문하기 전에 볼 걸 그랬어요 ;ㅂ; ;;
살까말까 망설이다가(어제 나온 이 분의 신간과 더불어서 같이.) 주문목록에서 뻈었는데.. ;ㅂ; 안타깝기 그지 없.. 우엉 ;ㅂ;...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10/20 08:41
히카리// 어떻게 보면 타츠야 이놈이 정말 무섭습니다;
타치코마// 헉 그런게 있었나요 'ㅁ';;;
카오리군// 나야 늘 그렇지.
소마/// 아하하^^;; 사토시 수는 웬지 상상이 잘 안돼요.
레놀도야지// 아이구 감사합니다;ㅂ;
유루// 저도 샀습니다. 조만간 포스팅 할지도?(...)
하이얼레인// 히야님도 얼른 일 마무리 되셨으면 좋겠습니다>ㅅ<
gaze// ...생각해보니 그것도 재미있군요. 수에게 협박당해 수를 깔아야 하는 초식동물 공이라던가.(...)
teajelly// 아하하 이쪽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만하죠 'ㅂ' 네컷만화는 몰랐습니다. 오늘 볼게요^-^
파김치// 으응...? 음식밸리에라도 올릴걸 그랬나(....)
사헤라// 헉-ㅁ-;;; 이게 인기글이 됐나요; 무서워라;;
토우// 히힛. 다 그렇게 사는겁니다.(응?)
아르젠틴// 아쉬워라;ㅂ; 그러고보니 한양문고 갔다가 아르님 서명을 봤지용(...).
Commented by 모래귀신 at 2007/12/04 01:22
네코미미 페티시즘이라니, 살려주세요.......OTL
오래간만에 유쾌하게 웃었습니다ㅠㅠb
ps: 즐추에서 늘 스톡킹하고 있습니다 ㅎㅇㅎㅇ[<<<<<<]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12/04 07:24
모래귀신// 저도 깜짝 놀랬습니다. 이 작가가 이런 짓을 할 줄은;;;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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