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삼십일일의 밤

 

오늘 이야기 할 만화는 홈런 켄 씨의 '三十一夜' 이다. 삼십일일의 밤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지난번 일본에 갔을 때 사오긴 했는데 최근 홈런 켄 씨의 만화가 무진장 빠른 속도로 이것저것 나오고 있어서 이 책도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다.

어쨌든 책 소개를 해 보면, 일단 표지의 저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 중에서도 아래의 안경 쓴 청년이 '주' 주인공이며, 그를 쓰다듬고 있는 선량하고 슬픈 낯빛의 청년이 '부' 주인공이다.

(속표지에는 저 '부' 주인공의 형과 그의 아내 라고 하는, 제법 어울리는 커플의 일러스트가 들어있다.)

이야기는 가난한 소설가 카노 오사무가 살고 있던 하숙집에서 쫓겨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정처없이 강가를 헤매이던 그는 우연히 고교시절의 친구 사토미 타츠오('부' 주인공)와 재회하게 되고 그의 호의로 타츠오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다. 단, 한달 동안만.

(집에 들어가자 마자 타츠오가 오사무를 뒤에서 끌어안는 장면이 나온다. 이게 또 제법...)

타츠오는 신수 좋은 한량인지라 놀멘놀멘 오사무를 방해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길을 걷기도 하면서(웬지 데이트라고 쓰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눌렀다.)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오사무는 어느날 우연히 만난 영감이 타츠오와 이야기 하는 척 하다가 타츠오의 귀를 혀로 핥는 장면을 목격한다.(눈도 좋다.) 그래서 홧김에 그 영감을 후려치고 타츠오와 같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들, 친구잖아' 라는 오사무의 말 한마디에 어딘가 스위치가 들어간 듯 '공 모드' 로 들어간 타츠오가 오사무를 덮쳐버린다.

...이봐!!! 36페이지밖에 안됐는데 벌써 그러면...

그리고 두 사람사이에 생겨난 미묘한 공기.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건가.. 하는 사이 타츠오의 결혼이 공표되어 버린다. 그 신부는 성희롱 영감의 딸인 곤다 야에코. 그러나 타츠오를 손에 넣고 싶어하는 것은 야에코가 아닌 곤다 영감이었다. 동요하는 오사무. 태연히 자신에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타츠오를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어찌어찌 '난 너를 버리지 않아' 라던가 '난 널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어' 따위의 대사를 해 주며 타츠오를 안는 오사무.

...야.

....야!!!!

뭐 서로 한번씩 좋은 경험(...)을 하는 것도 좋기야 하겠지만.

아무튼, 아침에 눈을 뜬 오사무의 옆에 타츠오는 없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곤다 야에코. '어머, 오사무씨는 타츠오씨의 남색상대라는게 정말인가요?' 라는 미묘하게 예리한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일단 그건 뒤로 하고.(웃음) 야에코는 오사무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한다. 그것은 자신과 타츠오의 결혼식 일정. 말하자면 '타츠오를 훔쳐가주세요' 라는 것.

장면은 흐르고 흘러 결혼식 당일. 멋들어진 슈트를 입고 담배를 피우는 오사무가 말한다.

'타츠오. 마중하러 왔다...!'

대개 이런 류의 스토리에서 형이란 존재는 악역으로 나오는게 보통이지만 타츠오의 형은 세상에 둘도 없이 좋은 남자다. 자동차 키를 넘겨주며 '동생을 부탁한다' 따위의 말이나 하고 말이지.(사실은 그리고 나서 야에코와 둘이 잘 된듯 하다. 동생을 오사무에게 판거냐 너!?!)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개그도 개그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늘 시리어스로 하고 있는 홈런 켄 씨. 그렇지만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정도, 기운도 넘친다. 그래서 좋은걸까.(웃음) 특히나 이렇게 활극으로 끝나는 이야기라니. 좋아할 수밖에 없잖아!

by 제절초 | 2007/10/22 08:33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fearghoul.egloos.com/tb/154582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7/10/22 08:42
모 문답이 생각나네요. "펼치자 마자 씬"(...)
Commented by 유루 at 2007/10/22 09:55
하하하 윗님 펼치자 마자 씬!(원츄)- 그나저나 저한테는 라이센스로 나오지 않는다면 못 볼(...) 나와라~나와라~
Commented by 이끼 at 2007/10/22 16:32
...
들으면 들을수록 충격과 공포...[...]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10/22 23:11
히야// ...아니 뭐 36페이지나 돼서 나오니 펼치자 마자는 아니고...;;;
유루// 나왔으면 좋겠어요.^-^ 라이센스로 보는건 또 다른 맛이니까.
이끼// 이제 익숙해질때도 되지 않았나요-ㅂ-
Commented by 아르젠틴 at 2007/10/23 01:43
신세 좋은 한량인게 제일 부럽.. ;ㅂ; ;;(<-;;)

저도 라이센스로 나오지 않으면 못보니. 나와라나와라~~ 나와라나와라~ ( ..); 와하핫 ㅇㅇ;;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10/23 08:03
아르젠틴// 그게 제일 부럽죠 역시. 그렇지만 늙은이한테 팔려가는건 안 부러워요;ㅂ;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