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3일
And She Said, ~ 미래에는 희망이 있을까? 없다면 곤란할텐데.
"꽤 오래전의 일이야. 우연히 길을 지나다 잘 아는 남자아이와 마주쳤지. 뒤에는 어쩐지 쭈삣거리는 듯한 느낌의 귀여운 여자아이가 있었어. 남자아이는 그 애를 자신의 여동생이라 소개했고, 나와 그녀는 가볍게 자기소개를 겸한 인사를 나누었지.
그런데 그날따라 남자아이의 머리 위해 묘한 털 같은 것이 삐죽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어. 난 무심코 그것이 어디선가 붙어온 검부스러기인 양 태연히 뽑아내었지. 과연 그것은 평범한 검부스러기, 혹은 빠진 머리카락이었던 것 처럼 남자아이는 아무런 자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 다만 내가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스친듯한 행위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지. 문득 여자아이 쪽을 보니, 그 애의 머리에도 같은 것이 있기에 마찬가지로 뽑아주었어. 이런 칠칠치 못한 부분도 닮은걸 보면 남매가 맞긴 한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날은 그냥 그렇게 헤어졌지.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뒤에 난 그들을 다시 시내에서 마주치게 되었어. 내가 보기에 둘은 여전히 밝고 귀여웠는데 이전과는 다른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고 있었지. 물론 여자아이가 이전에 비해 밝아진 것도 있었지만 그런 느낌의 위화감이 아니었어. 뭐랄까, 사람 자체가 달라졌달까? 아무리 서로 닮았어도 남자가 여자가 될 수 없는 그런 근본적인 부분의 차이 있잖아. 그런거였어. 식물로 치면 서양란이 동양란이 된 듯한. 그러나 결국 난 그 위화감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지 못한 채 몇마디의 잡담만을 나누고 둘을 떠나보냈지. 떠나는 둘의 뒷모습은 여전히 다정한 남매로 보였어. 그리고 난 거기서 내가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지.
두 사람은 너무도 당연하게, 사랑스럽게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었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또한 너무나도 소중하게 아끼는 '타인' 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던거야.
며칠 뒤 난 남자아이 쪽을 추궁했어. 의외로 남자아이는 순순히 자신들의 관계를 자백했지. 그리고 난 거기서 말로는 도저히 표현 못할 충격을 안게 되었어. 처음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게 된 것이 우연히 나를 길에서 마주쳤던 그날이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두 사람의 머리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난 대체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한걸까? 그리고 난 왜 이렇게도 내 머리 위에 붙어있는 저것을 떼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걸까?"
그런데 그날따라 남자아이의 머리 위해 묘한 털 같은 것이 삐죽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어. 난 무심코 그것이 어디선가 붙어온 검부스러기인 양 태연히 뽑아내었지. 과연 그것은 평범한 검부스러기, 혹은 빠진 머리카락이었던 것 처럼 남자아이는 아무런 자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 다만 내가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스친듯한 행위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지. 문득 여자아이 쪽을 보니, 그 애의 머리에도 같은 것이 있기에 마찬가지로 뽑아주었어. 이런 칠칠치 못한 부분도 닮은걸 보면 남매가 맞긴 한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날은 그냥 그렇게 헤어졌지.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뒤에 난 그들을 다시 시내에서 마주치게 되었어. 내가 보기에 둘은 여전히 밝고 귀여웠는데 이전과는 다른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고 있었지. 물론 여자아이가 이전에 비해 밝아진 것도 있었지만 그런 느낌의 위화감이 아니었어. 뭐랄까, 사람 자체가 달라졌달까? 아무리 서로 닮았어도 남자가 여자가 될 수 없는 그런 근본적인 부분의 차이 있잖아. 그런거였어. 식물로 치면 서양란이 동양란이 된 듯한. 그러나 결국 난 그 위화감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지 못한 채 몇마디의 잡담만을 나누고 둘을 떠나보냈지. 떠나는 둘의 뒷모습은 여전히 다정한 남매로 보였어. 그리고 난 거기서 내가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지.
두 사람은 너무도 당연하게, 사랑스럽게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었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또한 너무나도 소중하게 아끼는 '타인' 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던거야.
며칠 뒤 난 남자아이 쪽을 추궁했어. 의외로 남자아이는 순순히 자신들의 관계를 자백했지. 그리고 난 거기서 말로는 도저히 표현 못할 충격을 안게 되었어. 처음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게 된 것이 우연히 나를 길에서 마주쳤던 그날이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두 사람의 머리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난 대체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한걸까? 그리고 난 왜 이렇게도 내 머리 위에 붙어있는 저것을 떼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걸까?"
# by | 2007/10/23 08:51 | And She Said,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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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은 게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레놀도야지// 원래 글을 그런식으로 씁니다.(...) 길게 쓰기엔 재주가 없더라구요^^;;
February// 에헷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글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zerose// ....서...설마요!?
토우// 저도 궁금합니다.
upum//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나는거라도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 이게 아냐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