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1일
And She Said, ~ 새해에는 부디, 사랑을. 좀 더 따뜻한, 사랑을.
"문득 팔을 들어 소매깃을 얼굴에 대고 냄새를 맡는다. 금속성의 비린내 나는 냄새가 느껴진다. 불쾌한 병원의 냄새다.
병원의 정문을 나선 나는 시멘트 색으로 잔뜩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 보았다. 마치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은 저 커다란 냄비가 회백색의 더러운 거품을 뿜으며 끓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만간 눈이 올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날이 흐리면 비가 올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오늘은 꼭 눈이 올것만 같았다. 병원에서는 병이 들어서 오기 때문에 병원이라던가. 예전 애인이 했던 시덥잖은 농담을 떠올렸다. 그 때는 재미없다며 면박을 주었지만 지금은 어쩐지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쿡 하고 짧게 웃음이 나왔고, 동시에 쿡하고 찌르는 듯 예리한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 덕에 약간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볼 여유가 생겼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그렇지만 아무도 서로를 보지 않는다. 그러니 알 리가 없다. 지금 나는 이렇게 아픈데. 그렇지만 저들도 분명 아플 것이다. 나는 알 리가 없다.
중간중간 긁힌자국이 있는 낡은 갈색 가죽부츠의 코끝만 보며 걷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고 하얀 무엇인가가 환상처럼 내 눈 앞을 스쳤다. 바로 발을 멈추고 고개를 들자 새하얀 꽃들이 손에 손을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사르륵 사르륵 하고 딸랑 딸랑 하는 소리가 그것들에게서 나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날이 차가웠던 탓인지 애매한 굵기의 눈송이는 시나브로 바닥에 깔리기 시작했다.
문득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 뼈만 앙상한 가로수가 늘어선 붉은 블록길 저편에 방금 내가 나온 병원이 음산한 회백색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병원 뒤편에서는 가늘게 연기가 솟고 있었다. 그것에 눈이 가자 갑자기 왈칵 눈물이 솟았다. 차갑게 식은 볼 위로 불타는 것처럼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기도했다. 이 눈이 잠깐이라도 모든 잘못을 덮어주기를.
저 병원에 버리고 나온 나의 사랑과,
저 병원에 버리고 나온 나 자신과,
저 병원에 버리고 나온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병원의 정문을 나선 나는 시멘트 색으로 잔뜩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 보았다. 마치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은 저 커다란 냄비가 회백색의 더러운 거품을 뿜으며 끓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만간 눈이 올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날이 흐리면 비가 올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오늘은 꼭 눈이 올것만 같았다. 병원에서는 병이 들어서 오기 때문에 병원이라던가. 예전 애인이 했던 시덥잖은 농담을 떠올렸다. 그 때는 재미없다며 면박을 주었지만 지금은 어쩐지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쿡 하고 짧게 웃음이 나왔고, 동시에 쿡하고 찌르는 듯 예리한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 덕에 약간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볼 여유가 생겼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그렇지만 아무도 서로를 보지 않는다. 그러니 알 리가 없다. 지금 나는 이렇게 아픈데. 그렇지만 저들도 분명 아플 것이다. 나는 알 리가 없다.
중간중간 긁힌자국이 있는 낡은 갈색 가죽부츠의 코끝만 보며 걷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고 하얀 무엇인가가 환상처럼 내 눈 앞을 스쳤다. 바로 발을 멈추고 고개를 들자 새하얀 꽃들이 손에 손을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사르륵 사르륵 하고 딸랑 딸랑 하는 소리가 그것들에게서 나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날이 차가웠던 탓인지 애매한 굵기의 눈송이는 시나브로 바닥에 깔리기 시작했다.
문득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 뼈만 앙상한 가로수가 늘어선 붉은 블록길 저편에 방금 내가 나온 병원이 음산한 회백색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병원 뒤편에서는 가늘게 연기가 솟고 있었다. 그것에 눈이 가자 갑자기 왈칵 눈물이 솟았다. 차갑게 식은 볼 위로 불타는 것처럼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기도했다. 이 눈이 잠깐이라도 모든 잘못을 덮어주기를.
저 병원에 버리고 나온 나의 사랑과,
저 병원에 버리고 나온 나 자신과,
저 병원에 버리고 나온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 by | 2008/01/01 09:36 | And She Said,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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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유령?!
에고, 올해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새해 되세요, 라고 덧글 용감하게 달아야겠어요.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시길.
오거// ...ASS의 화자는 '언제나' 여성이었는걸요;;; 넵.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레놀도야지// 실은 노리고 올렸...(탕)
오르프네// ...네. 그거 맞는데요;
February// 1월이지만 2월님도 좋은 새해 맞으세요^-^(...)
어째든 새해복 받으세요^^
눈오는 겨울날에는 어울리지만, 새해엔 쓸쓸하네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