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13일
Youth 1호

어떤 의미로는 BL 앤솔로지 라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묘한 포지션의 책, Youth 다.
2002년 4월 10일 초판이 발행된 이 책이 그 위대한 첫걸음 되겠다.(웃음)
참여한 작가는 원고 순서대로 심혜진 님, 강현준 님, 이빈 님, 이영유 님, 화선 님, 나예리 님 이렇게 총 여섯명이다.
심혜진 님의 원고 Return 은 원나잇 스탠드의 말로...를 그리는 줄 알았으나 사실은 반전 코미디. 친한 친구를 좋아하는 한 청년이 춘정에 못이겨 이 남자 저 남자 다 대주고 다니다가 몸에 나타난 반점을 보고 식겁해 병원에 갔더니 '귀신은 억새풀이더라' 라는 식의 결말이 나는 이야기이다.(이 친구야 HIV 잠복기가 몇년인지 알고 놀래는거냐 orz 이래서 정확한 지식은 중요하다.)
뭐 사실 그것보다 더한 반전이라면 이놈들이 고등학생이었다는거.(...)
난 그거에 제일 놀랬다.
강현준 님의 원고는 La vie en rose(장미빛 인생) 이다. 익히 짐작하시겠지만 작가가 작가인 만큼 시리어스하고 무게 있는 스토리를 기대하긴 어렵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시작하자마자 개그컷으로 산뜻하게 출발한다.(웃음)
'내 누나는 변태다. 남자와 남자 간의 열혈 러브스토리에 푹 빠져 산다.'
...
.....하긴 남자랑 남자가 섹스하는 비디오를 마루의 38인치 TV에 틀어놓고 소파에 쪼그려앉아 퀭한 눈으로 보고 있는 여자를 본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묘하게 '납골당모녀' 느낌이 나는 전개이긴 한데, 아무튼 주인공은 누나의 부탁으로 BL 책을 사러왔다가 만난 청년과 친해진 주인공은 어느새 그를 자기 집에 데려올 정도가 된다.
그리고 그를 '하늘이 내린 수' 로 점지한 누나의 공세에 견디다 못한 주인공에게 친구는 '호모 흉내를 내면 실사를 싫어하는 동인녀는 대개 떨어질 것이다' 라고 어드바이스하며 주인공에게 자신을 자빠뜨릴 것을 종용한다. 이어지는 장절한 씬. 그러나...
발기해버린 주인공.
어쩔거야...orz
다음 이빈 님의 Brothers 는 하얗고 까맣고(...) 냉미남과 열혈미남 등등... 이래저래 대조적인 형제의 이야기이다. 동생인지 형인지 모를 녀석이지만 아무튼 엄청난 브라콤. 매일같이 여자를 갈아치우며 학교 옥상에서 섹스하는 일을 화장실에서 손 씻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이수와 그런 이수에게 목매다는 이온의 이야기이다. 덤으로 35-24-36의 나이스바디 토끼팬티 바보 여고생(...) 조인경도 제법 귀여운 캐릭터. 이 당시의 이빈 님은 스토리에 머리 굴리는 일이 싫어지신 것인지, 아니면 '개똥이' 연재로 인한 여파인지 어딘가 정신없고 소란스러운 스토리를 쓰는 작가가 되어버린 느낌이다.(CLS 당시의 어딘가 뽕맞은 듯한 스토리는 어디로 간겁니까...orz)
조인경이 매력적인 이유는 학교 전체에 첩자를 가지고 있고, 그 첩자는 모두 *5호 담당제(...) 로 서로를 감시하고 있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절대 조인경의 방중술 때문이 아니다[...])
이영유 님의 원고는 '고미남과 손수건'. ...이름짓는 센스는 정말 어디 가도 빠지지 않는 분이다. 역시 BL의 왕도 중 하나는 연예인이라는 한국적 특성을 대변하듯 연예인이 주인공인 원고를 하셨다. 난 최근 빅뱅 팬덤의 세례를 수정란이 에스트로겐 세례 받듯이 받아버리는 바람에 이런걸 보고 있으면 자꾸만 이미지를 겹치게 된다. 이러면 안되는데... 아무튼.
인기 가수 고미남과 손수건, 그리고 변태 PD의 이야기를 코믹으로 그려낸 재미있는 원고. 원래는 자신들을 호모로 만드는 팬픽에 분노하던 고미남이 나중엔 예쁜이 수건에게 정말로 반한다는, 심하게 BL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으니 무슨 상관이겠는가.(손수건이 한때 한주먹 했었다는 뒷설정까지 들어가면 더욱 모에해진다.) 덤으로 알고보니 미남x수건 이 아니라 수건x미남 이었다는 반전도 존재하고... 아무튼 제법 매력적인 만화.
화선 님의 Angel Eye 는 볼 때마다 자꾸만 환상수호전이 생각나는 만화다.(물론 나는 환상수호전을 해본 적이 없지만 동인지는 몇번 봤기 때문에 마이크로토프에게 그 이미지를 겹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림이나 톤 쓰는 방법이 웬지 낯익은데(어쩐지 이명진 님 풍이기도 하고...) 설마 오x토리오 님이라던가...(웬지 심증만 갖고 있다.) 아무튼 판타지 배경으로 두 청년이 티격태격하며 연애질을 하는 내용.(...)
마지막 나예리 님의 어느 이상한 토요일 저녁 은 과외교사 한지수(26)가 과외학생 최준영(18)에게 유혹당한다는 이야기. 사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건방지고 싸가지 없는 연하공' 이라서 웬지 보다 보면 부아가 난다.(...) 주인공 두 놈 다 내추럴 본 게이 이긴 하지만... orz
웬지 2권 이후로는 소식이 없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건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앤솔로지. 그 뒤로도 나오긴 할 것인가!?
*5호 담당제 : 북한에서 주민들을 서로서로 감시하게 만든 제도.
# by | 2008/01/13 09:46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2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2권까지 다 소장중입니다.
이거 쵸큼 대박 작품으로 평가합니다..ㅠㅠㅠ
그리고 또 그 3편이 얇은 개인지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저도 이건 못 봤네요.
나예리님 홈에 가시면 youth 얘기 말고 새로 연재(?) 시작한 you don't know me 라는 시리즈를 판매중입니다. 4천원 40p 정도의 19세 이상 만화 개인지로 2권까지 나왔습니다.
나예리님의 지수와 준영이 커플 얘기가 저기서 시작된 거였군요; 전 윙크에서 낸 BL 단편집인 "순애보 2"에서 저 커플을 처음 봤습니다'ㅂ'); 이건 커플 되고 난 뒤의 이야기라 그런지 준영이가 제멋대로지만 나름[...] 귀여운 연하공이었는데 초기 이야기 때는 그렇지도 않았나 보네요[]
Lunatic// 넵. 뭔가 실험적이었죠 'ㅂ'
샐리// 헤에 그렇군요 'ㅁ';; 넷에서 출판된 책은 거의 안 사다보니;;;
구부리// 아이쿠 감사합니다^-^ 윙크 하도 안본지 오래돼서 그런게 있는줄도 몰랐네요.
리타// 전부 BL은 BL 같던데요 'ㅂ';;; 히히;;;
흐스흐// 아. 그렇군요 'ㅁ'!
유루// 네 재미있긴 재미있었죠^-^
밀리타// 후후 전 있지용>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