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4일
Age Called Blue

...세월이 부른 우울함? 뭐 대충 이런 비슷한 제목인 것 같다.
예전에 이 작가의 전작인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 를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그 책의 표지에 쓰인 유채색은 붉은색 하나였다. 이 책과 나란히 놓으면 좋은 대조가 된다.
목차를 볼작시면...
Lost in the Supermarket/ Party like all alone/ If I was your Mother/ noises of silence/ Too old to die/ The First day of My Life/ I saw Blue/ Ни пуха Ни пера
...내가 지금 일본만화 리뷰를 하는건지 제 3세계 만화 리뷰를 하는건지 살짝 헷갈렸다.(...)
특히 마지막의 러시아어 제목인 '니 푸카 니 페라' 는. 러시아에서는 관용구로 '잘 하고 와라' 라는 의미로 사용한다고 한다.(пуха 는 영어 스펠로는 puxa 다. 그런데 러시아어에서는 x에 xa 값을 주는데 그냥 '카'로 발음해도 되는지 조금 궁금하다.)
아무튼간에, 이 책은 대부분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 에 소개되었던 이야기들의 전 이야기들이다.
이를테면 Lost in the Supermarket/ Party like all alone/ If I was your Mother/ noises of silence/ Too old to die/ The First day of My Life 까지의 이야기는 몽땅 다 Rockin` in my head 의 이전 이야기들이다. 빌리와 죠가 바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닉은 어떻게 해서 밴드의 돈을 몽땅 가지고 도망을 쳤는지, 도망쳤던 닉과 레벨즈의 피트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결국 빌리의 밴드가 어떻게 해체되는지, 죽기 전의 피트와 죠 사이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닉과 빌리는 어떻게 만났는지 등등을 에스트 엠 씨의 특색있는 그림으로 멋지게 묘사하고 있다.
정말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섬세하게 감정을 그려야 할 때는 감정을 잔잔하게 묘사하고, 거칠게 나가도 괜찮을 때는 마음껏 거칠게 펜을 휘두른다. 힘이 있는 원고, 그렇지만 캐릭터가 살아있는 원고. 묘하게 그림이나 연출이 격정적이더라도 정작 그 안에 실려있는 감정은 잘 절제된 채 담담하게 토해진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분명 동성간의 성관계에 대한 암시 및 폭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BL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BL 이라는 속성이 조금 뒤로 물러나 있다는 느낌일까. 아마 BL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 생각 없이 보면서 '왜 이 만화는 여자가 하나도 없지?' 라고 고개를 갸웃거릴 그 정도의 무게랄까.
I saw Blue 는 Caf`e et cigarette 의 전 이야기이다. Caf`e et cigarette 의 주인공 중 한명이었던 뤼시앙의 이야기인데, 정확히 Caf`e et cigarette 의 시작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난다.
마지막의 Ни пуха Ни пера 는 소유즈 발사 전후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1967년 소유즈 호를 타고 우주로 나간 적이 있으며, 이번에 이소연 씨와 함께 소유즈 호를 타고 우주로 나갔던 우주인의 이름이 유리 말렌첸코라는 것과, 이 작품의 주인공 중 한명의 이름이 유리 라는건 범상한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이 작품에서의 유리는 부상으로 소유즈 호에는 탈 수 없게 되지만, 그를 사랑했던 이반은 소유즈 호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니 푸카 니 페라 - 잘 다녀오라 는 의미이지만 직역하면 '날개도 깃털도 없이' 라는 의미라고 한다. 날개를 버릴 수 없었던 이반은 날개가 있다면 돌아오지 않을거라는 유리의 말 처럼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선녀와 나무꾼 생각한건 나 뿐인가.(...)
아무튼.
의미심장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 by | 2008/04/24 08:09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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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많은 분들의 호평을 읽고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를 사 보았는데 BL같지 않은 그 느낌이 제가 원하던 것이 아니더군요(=대 실망하였다는 이야기). 좀 더 신중해야한다는 교훈을 준 책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작가이름을 "에스토에무"로 읽어서 'S와 M' 이라는 뜻이 되게 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그림도 잘 그리고 연출도 정말 잘 하는데, 제가 느끼기엔 지나치게 멋을 부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감상을 방해하더군요. 뭐 그 멋부림이 어색했던 것도 아니고 폼나지만, 역시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저의 떡밥이 되었던 카르멘을 추는 남자댄서이야기엔 만족했습니다만. ^-^
안메르// 아항 'ㅂ' 감사합니다.
파김치// 재미있다니까-ㅂ-
리타// 그러게요. 약간 프랑스 만화 느낌도 나고 'ㅂ';;;
아니스// 오오 에스 토 에무 라. 그것도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ㅂ'
금사과// 그 과장된 멋이 좋은걸요 전 ///ㅂ// 헤헷.
음..큰일입니다. 그래서 제철초님이 소개하시던 거의 반은 모른다고 할까요.
음 큰일입니다.
S와M의 그 에스토에무가 아닙니다..
읽을 때 그런 느낌이 들게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정식 이름은 Est em이지요:) (이거 진짜 있는 단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