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8일
환각의 숲

자극 님이라고 하면 역시 바나나 우유. 내가 봤던 것들 중 가장 좋아하는 라그나로크 동인지의 그 분이다.(웃음)
스타일은 거의 소녀만화 스러운데, 이렇게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이상할정도의 색기가 돈다. 명암처리 때문일까 채색 때문일까. 남성향 동인지라고 속여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지 않은 표지다.
그렇지만, 이 표지에 속으시면 안된다.(...)
내용은 건전하고 착하고 순수한 원단 소녀만화인 것이다!!!!
표지의 저 여자애가 남자를 열 두다스는 등쳐먹고 수틀리면 하나 둘 죽여가는 내용이라고 해도 역시 아무도 의심 안할것 같은데 내용은 전혀 관계없이 이렇게 순수하다니. orz
자극님 호러에로원고 하나만 좀...(굽신굽신)
z.r.s. 님, 에이지 님, khai 님이 축전을 주셨는데... khai 님 왜 미소년 3종세트에 파타리로가 끼어있나요.(...) 아 뭐 마리넬라 최'강'의 미소년은 맞지만...(웃음)
아무튼 만화는 처음부터 조금 쓸쓸하게 시작한다.
첫 원고인 어떤 기다림.
말을 해줘야만 나를 기억해내는 엄마. 있지도 않은 아빠를 찾는 엄마. 늘 해가 질때까지 아빠를 기다리는 엄마. 그렇지만 나와 형제들을 사랑하는 엄마. 과연 아빠는 어디로 갔을까. 엄마가 보여주는 이상한 행동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가슴아프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조금은 무서운 이야기.
두번째 원고인 식물인간.
죽어서 삼도천을 방황하는 소녀와 어딘가에 분명 이승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믿으며 길을 찾는 소년과 남자아이. 세 사람의 여행. 그러다 결국 남자아이의 육신은 수명이 다하고. 아이를 버린 채 두 사람은 슬픔에 젖을 새도 없이 길을 찾아간다. 다투기도 하고 이야기도 해 가며 외롭지 않은 여행을 계속하는 두 사람. 그러나 결국 소년의 육신도 죽고 말아 소년의 영혼도 수명의 끝을 고한다.
마지막 순간에 각성한 소년은 소녀를 이승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열쇠가 자신에게 있는 것을 기억해내고 소녀의 영혼을 이승으로 돌려보내는데...
소년의 덕분에 식물인간에서 해방된 소녀는 7년만에 세상을 바라보지만, 소년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있지 못했다. 다만, 소년이 남겨놓은 것들이 어렴풋이 그녀의 주위를 맴돌 뿐. 아마 두 사람이 꼭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남겨놓은 채.(그런데 이승에서 두 사람이 맺어진대도 곤란하다. 매우 곤란하다. 아니, 엄청 곤란하다...)
원고는 단 두편으로 끝이지만 꽤 알차고 재미있었던 책. 환각의 숲 이다.
# by | 2008/04/28 08:05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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