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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병

 

오늘 이야기 할 만화는 니시다 히가시 씨의 청춘의 병 이다.

Don`t Close Your Eyes  때도 그랬지만 잘 그린 것 같지는 않은데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인 니시다 히가시 씨.

유독 '어른' 이라거나 '아저씨' 또는 '샐러리맨' 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 사람은 등장인물의 모습만큼이나 어른스러워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 '얼굴만 늙은 소년' 의 이야기를 잘 그린다.

이 책은 전작인 Don`t Close Your Eyes 와는 다르게 단 세편의 만화로만 구성되어 있다.

오래전 그 날(웬지 윤종신이 주인공 일 것만 같은...)/ 천국이 보인다/ Good Night 이 그것이다.

오래전 그 날 은 고등학교 동창인 미나토와 마츠모토가 사회인이 되어 재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모범생 미나토와 대충대충 사는 것 처럼 보이는 살짝 불량한 마츠모토의 만남은 그닥 좋은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미나토 쪽이 조금 괴롭힘 당하는 모범생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미나토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는데...

그것은 마츠모토가 자위를 하는 모습이었다.

허덕이며 신음하는 마츠모토의 모습, 방울져 떨어지는 정액. 미나토는 넋을 잃은 채 그것을 바라본다. 거기다 그것을 사진찍기까지 한다.(!?)

그리고 아뿔싸, 멍청하니 서 있다가 마츠모토에게 들켜버린 것이 아닌가. ...멍청한 미나토.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였다.

두 사람의 우정도, 완전히 비틀어져버린 두 사람의 관계도 모두 말이다.

재회한 두 사람, 그러나 학창시절의 순수했던 두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츠모토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욕정을 해소하기 위해 섹스하고, 그러다 소원해지면 헤어지기도 하는 평범하게 마모된 회사원이 되어 있었고, 미나토는 어느샌가 남자를 알아버린 회사원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을 둘러싼 사랑의 나선이 다시 돌기 시작한다.

본편도 본편이지만 118~119p에 나오는 마츠모토와 미카(마츠모토의 여친)의 결혼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깊다. 사람들은 어떤 기분으로 결혼을 하는걸까. 나의 헌신, 남의 헌신.

마지막 부분에서 마츠모토는 말한다. '나는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어. 너는 그런 나를 안을 수 있을까?' 미나토는 자신있게 웃는다. 과연 그는 마츠모토를 안을 수 있을까. 두 사람은 같이 달려갈 수 있을까.

두번째 이야기인 천국이 보인다는 독일에 온 야쿠자 쿠도와 독일행 배 안에서 그를 펠라치오한 당돌한 남자 루크의 이야기.

처음에는 루크를 귀찮아 했던 쿠도였지만 어느샌가 친해져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는 사이가 된다.

더군다나 루크는 자신이 바이임을 밝히기까지 하는데...

그리고 어느날 밤, 쿠도는 술에 취해 곤드레 만드레인 루크를 내버려 둔 채 여자와 즐거운 명랑(...) 을 하려다가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루크로 인해 다 망쳐버리고 결국 이야기나 하다 잠이 들게 된다.

거기서 루크는 쿠도가 자신이 쫓는 남자와 한패인 것을 알게 되고, 잠깐의 총부림(...) 을 벌인다.

밤에 권총 들이대놓고 이러니 저러니 말 많던 놈들이 다음 날 '미안' 같은 소리를 하는게 웃기긴 하지만 뭐 그건 일단 그렇다고 치자.

아무튼 그 뒤에 루크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인 카렌이 있는 천국으로 가 버리고, 홀로 남은 쿠도는 루크를 떠올리며 씁쓸하게 미소짓는다.

과연 자신에게도 천국이 보이는 날이 올 것인지 하고.

마지막의 Good Night 은 독일에 출장 온 미나토와 쿠도가 한 차에 타게 되는, 별 다른 의미 없는 작은 이야기.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니시다 히가시 씨의 만화는 묘한 구석이 있다.

다들 몸도 마음도 세월에 닳아버렸지만 그 속에 있는 것은 아직도 순수한 빛이 나는것이라는 느낌. 과연 어떤 생각으로 원고를 하는 사람일까. 그런 생각도 든다.

by 제절초 | 2008/05/20 13:01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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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5/20 20: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크리슈나 at 2008/05/20 22:33
제절초님 포스팅 사실 관심있게 눈팅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니시다씨 만하는 묘한데서 울림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림이 한없이 어설퍼 보여도 어라...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것 같습니다.
묘하게 호소력이 있어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5/21 17:32
비공개// 그렇구나 'ㅅ';;;
크리슈나// 아휴 늘 눈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죠. 니시다 씨 만화는. 턱이 두툼한것도 은근 맘에 들어요 :)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5/22 16:34
김나리// ...제가 아는 만화중에는 없는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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