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12일
빗속에서 우산을 쓰지 않는 사람이 한사람쯤은 있어도 된다. 그것이 자유다.
...무슨 제목이냐고?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조금 오래된 로봇 애니메이션 빅-오 에서 주인공 로져 스미스의 대사다.
빗속에서 우산을 쓰지 않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자유다. 라는 이야기.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냐고?
지인과 얼마전에 대화를 나누다가 '촛불문화제(시위라고 쓰는것도 조심해야 한다.)가 너무 성역화되었다' 는 이야기가 나왔기 떄문이다.
촛불문화제의 순수성은 알고 있다.
그것이 어떤 힘으로 지금의 정권에 충격과 공포(웃음)를 주었는지도 알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깔보지 못하게 하는 힘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그게 성역화될 이유가 있나?
그들이 옳다고 해서, 그들의 뜻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이 비판받을 근거가 되나?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일부' 가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일부' 가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일부' 가 욕설을 퍼붓는 것도
괜찮다.
괜찮다.
그러나,
촛불문화제가 이 나라에 있는 '유일한 정의' 가 되어서는 안된다.
유일한 정의가 아닐 뿐더러 유일한 정의 따위는 이 세상에 없다.
지금까지 유일한 정의를 외쳤던 놈들 치고 좋게 끝나는 놈들을 본 적이 없다.
크롬웰이 그랬고, 로베스 피에르가 그랬다.
그들은 한명이고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은 다수가 아니냐고?
그래서 더 위험하다.
한명의 독재자는 다수의 시민이 막을 수 있다.
다수의 시민은 누가 막나? 더 많은 다수의 시민?
웃기지 마라. 다수는 다수라는 그 자체로 위협이고 폭력이 될 수 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촛불문화제를 더욱 성공적으로 이끈 많은 사람들이 마치 경마장의 경주마 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며 주변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촛불문화제는 언제고 더 큰 폭력과 권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제발,
남의 말도 들을 땐 들어라.
너희는 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희망도, 유일한 정의도 아니다.
너희는 그저 정부의 올바르지 못한 일을 규탄하러 나온 이웃집, 앞집, 뒷집, 동네의 대표일 뿐이다.
그저 정부에 대해 '우리 하는 얘기좀 들어라' 며 소리치러 나온 사람들일 뿐이다.
누구처럼 강제로 '내 노래를 들어!' 라며 윽박지르면 안된다.
귀를 열자.
눈을 돌리자.
그리고 생각하자.
아래는 시인 김수영의 '○○○○○' 라는 시다. 자유란건, 이런거다.
김수영, ○○○○○
# by | 2008/06/12 13:55 | The Grapes of Wrath | 트랙백 | 핑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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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
일종의 방어기제로 봐주셔야 할지도요. 이제껏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고 번번히 좌절된 시도입니다.
사회 각처에 암약한 기득권층에 비하면 몇십만 정도는 아직도 그들이 손바닥으로 맘대로 엎어버릴수 있는 존재일 뿐이지요....
확실히 유일한 정의는 세상에 없는거 >//<공감해요! ㅎㅇㅎㅇ잘배우고가빈다
하지만 계량적이고 유물론적인 평등에 입각한 '소수자유론'은 때론 강한 소수를 긍정하고 약한 다수를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산성을 쌓을 수 있는 소수를 옹호할 자유가, 하룻밤 사이에 사회적 보호장치를 한꺼번에 잃어버릴 수 있는 다수의 비판의 자유보다 앞서거나 혹은 '동급'으로 매겨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의 생각'일 뿐입니다..^^
가고일// 전 지금의 촛불집회가 결코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촛불집회에 나온 하나의 개개인은 약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서로를 등에 업은 '굉장한 힘' 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도 그 힘이 통했던거구요. 그렇지만 촛불집회에 대한 건전한 비판까지 윽박지르는 모습은 보기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아힌// ...얘야;ㅁ; 얘야;ㅁ; 옆에 한글 달았다.
비공개// 검열때문에 일부러 저렇게 표시했었지. 내가 저렇게 쓴건 그냥... 신비주의 마케팅?(...)
산왕// 감사합니다. 사실은 요 며칠 입이 근질거렸어요.
nOiZe// 에헷 'ㅂ'
작은너구리// 전 어떤 자유든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건 '김일성만세' 를 외칠 자유가 있지만, 그 말을 외치는 사람이 '폭력, 폭언' 등에 처참하게 뭉개져서는 안되며 오로지 온건하고 논리적인 비판에 의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 옳다는 겁니다. 촛불집회 관련해서도 촛불집회에 대한 온건한 비판마저 조롱하고 모욕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전 그런것들을 경계하고 싶었습니다.
카오리군// 어이 이봐;;;;
비공개//...............좋은 이모할아버지를 뒀구나. 물론 당시엔 고생했겠지만.
Quency// 하앍!? 저..전도라뇨;ㅂ; 전 그저 전도유마....아니 이건 아닌데...
그사람 ...뭔가 좀 웃긴달까
중도 중도 말들이 많은데 자신이 진정한 중도가 뭔지를 보여주겠다나?
el// 음. 좀비니 뭐니 하는 글도 꽤 읽을만 하던데요. 요는 거기에 욕이 아닌 논리적 반박을 하는게 정상이라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