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까페 알파... 가 아니고 그림이야기

 
 Long long ago...라고 하기에는 얼마 안 된 옛날, 그림이야기라는 까페가 있었습니다.

장소는 신촌-동교동 사이의 3거리에서 홍대 정문쪽으로 쭈욱 걸어오다 보면 있는 수많은 클럽과 까페와 미술학원의 사이 언저리였어요.

잘 눈에 띄지 않는 붉은 간판 아래의 허름한 입구로 들어가면,

열려있는 낡은 철문과 어쩐지 습기차고 어두운 까페가 나타났습니다.

크기는 별로 크지 않았고, 인테리어도 세련되지 못했는데다가 여는 시간도 닫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마음 편히 들어가서 콜라 한잔을 시켜놓고 하루 종일 지낼 수 있는 곳이었어요.

무엇보다 동인 쪽으로 발이 넓은 주인 누님이 각종 동인지를 구비해놓고, 르네상스같은 옛날 여자만화도 가져다 놓아서 책을 보다가, 이야기 하다가, 배가 고프면 라면을 시켜 먹고...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손님은 좀처럼 오지 않고 동인 계열 손님들만 잔뜩 오는 그런 곳이 되어버렸지만요.

가끔은 이벤트도 해서 기탄없이 참여하여 놀수도 있었고, 이벤트를 통해 여러사람과 새로운 만남을 가질수도 있는 장소였습니다.

결국은 주인 누님의 건강악화와 재정적 문제로 사라져버리긴 했지만, 제 고등학교 시절을 무엇보다 즐겁게 해주었던 장소였고, 언젠가는 제가 만들어보고 싶은 장소가 되었지요.

가끔 생각해 봅니다.

철없고, 아는 것도 없었지만, 그저 새로운 것을 만나는 기쁨에 두근거렸던 시절을.

 

by 제절초 | 2006/08/08 23:48 | My Favorites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fearghoul.egloos.com/tb/22726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나인볼 at 2006/08/09 20:14
으음, 거기 정말 분위기 좋았는데 말이야. ;ㅅ;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6/08/09 23:47
나인볼// 음. 빈말로도 깔끔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좋은 곳이었지.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