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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he Said, ~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은 있다. 그 두 번째. And She Said,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나는 다시 친구의 초대를 받았어. 나는 몹시 긴장했지. 분명 친구는 나에게 화가 났다고 했으니까. 화를 내지 않겠다고 했을 뿐이지.
친구에게 초대를 받긴 했지만 친구네 집 벨을 누르는 일이 왜 그렇게나 어렵고 두려워서 식은 땀이 났는지 몰라. 그런 내 기분과는 상관없이 친구는 밝게 미소지으면서 나를 맞이했어. 친구의 태도는 평소와 다름 없었기에 나 역시 조금은 안심했지.
 우리가 보낸 하루는 언제나와 같았어. 영화를 보면서 과자를 먹고, 싫은 연예인의 험담을 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야기를 하며 꺄아 꺄아 소리를 질렀지. 나는 어느새 내가 불안해 했던 것도, 친구가 나에게 화가 나 있던 것도 잊고 있었어.
 그렇지만 말야, 사람이란 게 먹었으면 나오는 게 있는 법이잖아? 아랫배가 사르르 아파오니까 그제서야 갑자기 생각이 나게 된거야. 그래서 무심코 친구를 보았는데, 그 때 친구가 나를 보며 짓던 의미심장한 미소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 친구는 조금 마르고 따뜻한 손으로 가만히 내 손을 쥐었어. 혹 살무사가 내 손을 감았다고 해도 그것보다 섬찟하지는 않았을거야. 게다가 기다렸다는 듯 만면에 가득하던 그 웃음이라니.

 '얘, 화장실 가고 싶지?'

 친구의 눈은 묘한 기대로 빛나고 있었어.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해 주겠다는 기대와 그 경험을 하고 난 뒤 내가 보여줄 반응에 대한 기대 같은 것들이 뒤섞인 빛으로.

 '자, 이리 와. 보여줄게.'

 나는 친구에게 이끌려 그 안방의 화장실로 향했지. 수백번은 더 와본 친구의 집이지만 그 때는 마치 처음 와본 집처럼 낯설었어.

 '그럼 난 방에 있을게.'

 닫혀가는 문 사이로 친구의 웃는 얼굴이 보였고, 문이 닫히자 나는 노란 불 아래 조용한 화장실에 혼자 오도카니 남겨졌지. 내 뒤에는 예의 그 변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분명 화장실에 남겨진 것이었을 텐데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지. 내가 어디에 와 있는건지, 왜 여기에 있는 건지, 나를 짓누르는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정적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어.
 너는 내가 바지를 내리고, 팬티를 내리고, 서늘하고 축축한 공기에 사타구니를 노출한 채 차가운 변기에 앉아 아랫배를 긴장시켜 힘을 주는 모든 과정에서 다이하드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폭탄을 해체하는 모습을 연상했다면 믿겠니? 미지라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불안하고 긴장하게 만드는지 그 때 처음 깨달았어. 언제나 수돗물이 가득하고, 그저 그 뿐이라고 생각했던 변기가 사실은 그게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의심이 나를 파먹기 시작한거야.
그리고 너무 긴장한 탓인지 소변은 얼마 나오지 않은 채 끊겼고, 괄약근은 잔뜩 오므려진 채 풀어질 줄 몰랐지. 그 무정함을 대체 어떤 말로 표현해야 좋을까. 잠깐이지만 차라리 이 소변줄기가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을 정도였어. 하지만 용변을 마치고 조금 시간이 지났는데도 전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바보처럼. 나는 잔뜩 긴장했던 몸을 조금씩 편하게 했어. 내가 너무 과민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너무 바보처럼 쓸데없는 의심을 했나 하고 친구에게 조금 미안한 기분이 되었지.
 바로 그 때, '찰랑' 하는 물소리가 들렸어.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지. 내 소변은 이미 멈추었을 텐데. 그리고 다음 순간 내 성기에 명백한 이물감이 느껴졌어. 그 시점에서 난 일어나야 했지. 당장 일어나서 밖으로 뛰쳐나가야만 했어. 그렇지만 그럴 수 없었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거야. 내 성기와 접촉한 그것은 부드럽고 정중하게 소변방울이 묻어있는 음모와 음순을 쓸어 나갔으니까. 그것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거기서부터 시작된 쾌감이 도화선이 타들어가는 것 처럼 척추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명백했고, 불꽃처럼 튀는 짜릿한 감각이 내가 다리를 펴고 거기서 일어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했어. 나는 나도 모르게 아 하고 짧은 신음을 토했지. 그것이 마침내 내 항문께에 다다랐을 때 나는 어느샌가 그때의 친구처럼 잔뜩 몸을 웅크린 채 발끝을 세우고 부들거리고 있었어.
 나는 그것이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 내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가까스로 수습해 친구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친구는 웃으며 물었어.

 '어때, 완전 좋지?'

 나는 아직도 볼에 열기가 가시지 않았음을 느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
과연 나는 잊을 수 있을까? 그 따스하고 축축한, 마치 적당히 데운 소고기같은 그것이 내 성기를 정성껏 핥아주던 그 감촉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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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지영 2009/06/08 01:49 # 답글

    기다리던 뒷편이네요. 숨죽이고 읽었습니다
  • 제절초 2009/06/13 09:34 #

    고마워^-^ 숨죽이고 읽을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 파닭 2009/06/09 18:05 # 답글

    ...따뜻한 물이 나오는 비데?[...] 그런데 왜 하필 소고기 인가요, 소의 혀가 생각나잖나요[...]
  • 제절초 2009/06/13 09:34 #

    소 혀라고 생각해 그럼 :) 우후후. 너희 집에는 나올까?
  • 2009/06/10 20:5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달빛고양 2009/07/25 23:32 # 답글

    여기 카테고리는 정체성이 뭘까욤?직접 쓰신거?아니면 소설에서 일부 발췌하신?
  • 제절초 2009/09/07 00:01 #

    정체성은... 괴담...만은 아니고 아무튼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카테고리입니다. ㅎㅎ
  • 달빛고양 2009/09/13 01:23 # 답글

    에구 답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달렸네효;;;;ㅋㅋ링추하고 가끔 들르겠습니다 글이 마음에 드네요(응?)
  • 제절초 2009/09/14 18:33 #

    네. 자주 와 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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