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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ersnatch Boy`s Love

선정적인 포스팅으로 한때 이글루스에 약간 흙탕물을 튀겼다.(웃음)

뭐 어젠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니 오늘은 Alice+Channel 의 봄베이 님과 상후 님께서 그린 동인지, 밴더스내치 의 이야기를 하자.

사실 난 제목만 보고 '음 거울나라의 앨리스 관련 동인지인가?' 라고 생각했다.

Alice+Channel 이라는 이름도 그렇거니와 밴더스내치란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대표적인 포악한 생물 아닌가.

그런데 책장을 넘겨보니 이게 웬걸.

군사학교 밴더스내치에서 벌어지는 꿈도 희망도 없는 끈적질척하고 어두컴컴하게 타락한 이야기.

...orz

이런 90년대적 감성은 오래간만이다.

작가분께서 의도하신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꿈도 희망도 없는 시리어스는 대개 90년대에 번성하던 것이라는 근거 희박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반갑기도 하고 곤란하기도 하고... 뭐 아무튼 그렇다.

어째서 주인공이 카쿠란을 입고 있느냐... 고 물으면 나도 할 말은 없고.

어째서 캐릭터들이 걸친 옷이며 모자가 나치 스타일이냐고 물으면 역시 할 말은 없다.

나치 제복은 멋있긴 한데 역시 그 역사성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이 많지만서도, 아무튼 그걸 그리셨으니 뭐 나는 그저 볼 뿐이다.

시작하자마자 '형이 사라진지 일 년이 지났다' 며 밴더스내치로 들어가는 흑발 소년은

몇 페이지 지나지도 않아 애꾸눈 소년의 성노예 비슷한 것이 되어 있다.

뭐냐 이 엄청난 전개속도는...

그리고 그 소년이 찾아 헤매던 형이란 사람은...

통칭 '개먹이'.

팔잘리고 다리잘린 좀비들 같은 괴상한 인간들의 먹이가 되어 있다.

여기까지가 봄베이 님의 원고인 듯 하고, 아마 다음은 상후 님의 원고일 것이다.

처음에는 수업 장면도 나오고(아무리 봐도 고급 장교에 의한 전술 브리핑인데...) 평화롭게 진행된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눈을 가린 앨리스를 총으로 쏴 죽이는 체셔고양이.(앞의 흑발 소년이 앨리스, 안대 소년이 체셔고양이인 모양이다.)

'앨리스의 피는 양귀비보다 붉고 독하다고 했다'

...그래. 바로 이런 표현이 90년대 풍이라는 거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아무튼 엄청 멋있긴 한데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는 책.

비툴커뮤니티같은 것들이 발달한 이후의 동인지는 마치 커다란 케이크에서 잘려나온 작은 조각 같아서 그걸 아무리 보고 쪼개고 핥아봐도 전체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쇼트케이크 같았던 옛날 동인지가 조금 그리워지는 부분.

나처럼 온라인 동인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에겐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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