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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동인 Playboy

 



 오늘 아침의 포스팅은 '75동인 Playboy'이다.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옛날의 동인계에서 한 동아리안에 같은 연령의 사람들만 모여있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었다.

 그 현상은 동아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심해져서 2~3살 차이는 고사하고 5년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이렇게 다른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어쩐지 서로간에 약간, 아주 약간이라도 거북스러운 기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

 동년배가 아니니까.

 한국인들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일단 '동갑'이라고 하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한발 앞으로 나가고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렇기에 사람들은 생각했고, 또 만들어냈다.

 '동갑 동아리'

 라는 것을.

 어쩌면 일종의 프로젝트 팀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동아리의 이름 앞에는 항상 ○○동인 이라는 말이 붙었다. 저 ○○가 태어난 해를 의미함은 물론이다.

 75동인 Playboy도 그렇게 탄생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75년 토끼띠들의 모임인 것이다.

 첫 회지가 언제 발매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2호 회지는 97년도에 발매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2호 회지의 축전임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회지 발간 축하해요' 라는 문구가 박힌 축전이 있다는 것. 어딘가 나는 모르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이래저래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은 2호 회지인데, 완성도가 높은건 높은거고,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회지의 규격.

 세로 약 260mm, 가로 약 170mm라는 기묘한 규격인 것이다.

 16절도 아니도 A4 규격도 아닌 상당히 독특한 사이즈.

 이런 부분이 나름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의 하나라고 생각되고, 동인지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2호 회지 제작시의 구성원은 Carmine님, Nano-Budweiser님, Nao님, Sly-Bouquet님, Mauve님, Hawaian Punch님, Toidi님. 이렇게 총 7명이다.

 이 중 Nano님이야 지금도 그 필명으로 활동중이시니 아는 분들은 모두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H.Punch님은 가물가물해가는 기억에 의하면 당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동인,Anniversary의 회원이었다.(지금 도저히 Anniversary의 회지를 찾을 수가 없다. 추후 발견하게 되면 정정하겠음.) Toidi님은 당시 Playboy에서는 신입이었지만 지금 봐도 그 그림은 빛나고 있다.(웃음) 그 밖에 다른 분들도 지명도라면 남 못지 않은 분들이었고, 이 2호 회지에 주어진 축전들도 거의 대부분 다른 동호회에서도 탑클래스에 해당하는 지명도의 회원분들에게서 주어진 것이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 75년생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과연 '황금세대'라는 것은 만화계에도 존재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이 회지에서 가장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분은 바로 H.Punch님이다. 어느 수준 이상의 솜씨로 원고를 한 것은 그렇다 치고, 이 2호 회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원고인 'Tea Party'를 그린 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으로 원고를 하신 분이, 

 

 이런 그림으로 다른 원고를 내셨다.



 ...자세히 뜯어보면 닮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은 사불상같은 형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다른 그림체를 솜씨있게 구사하는 분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이 Tea Party 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동화책 풍'의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무대가 되는 '케팡타글 숲' 이며 '그렌델 아주머니' , 궁정기사 '쿨 융크', '아브로나 밧첼', 주인공인 '젤라론즈''아키나', 숲의 의사 '샤클루샤'와 말벗 '체렉키글' 등 여러가지 귀엽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네이밍 하며 예쁘고 단정한 말투의 나레이션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아 아직도 내 마음 어딘가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 마지막 페이지를

 "...(전략) 향기롭고 달콤한 오후가 될 것임에 틀림없음을 모두 확신합니다. 자, 이것은 당신 몪의 초대장임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 젤라론즈와 아키나의 티 파티는 수제의 서툴고 귀여운 초대장만 있으면 누구라도 환영하니까요."

 로 끝맺는 이 원고는 지금 봐도 기분좋고 다정하게 볼 수 있는 원고라고 생각한다.

 (비록 이 전 이야기든 이 다음 이야기든 아무것도 보지 못한건 좀 아쉽긴 하지만. 아니, 기억을 더듬어보면 뭔가 한 이야기 정도 더 본 것 같은데...)

 아무튼간에, 지금도 기억에 남는 75동인 Playboy.

 요즘은 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의 팀인 만큼 더 기억에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S. 올리브님의 조언에 따라 급 수정. 토끼띠입니다.

by 제절초 | 2006/10/26 10:47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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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루아씨 at 2006/10/26 13:04
읽고 싶다....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상관없는데, 확실히 동년배들끼리 모이는걸 좋아하긴 하더군요.(쓴웃음)(게임에서도 그렇고- 울고싶다. ;ㅂ;) 어쨌든 역시 동아리의 로망은 회지라는 느낌-(먼산)
Commented by 파닭 at 2006/10/26 14:20
흠. 제 친구가 참가했던 85년도 동인모임회지도 있는데[...] 와 10년OTL 점점 동인계는 젊어지고, 넓어지는 추세같아요. 비툴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얘기들이 창작회지로 출판되지 않는 게 아쉽OTL
Commented by 아르젠틴 at 2006/10/26 16:42
저도 동갑을 좋아하긴 하지만, 연상도 좋아합니당 'ㅅ'
연하면 조금 불편한 감이 있긴하지만요.( ..);

그러나 저러나 이상하게 H.Punch님의 아래쪽 원고의 그림체가 익숙한 느낌..ㅇwㅇa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6/10/26 21:44
유루// 아하하 그렇죠 역시^^? 잘 되든 못 되든 책은 내보고 싶은게 욕심이라는겁니다.
파닭// ...아, 그러니; 음음. 비툴 로그 모음집 같은거 카피본으로 내도 괜찮을지도 ㅇㅅㅇ?
아르젠틴// 그런가요^^ 으음.
Commented by 올리브 at 2006/10/26 22:33
전 뭐 다 좋아합니다. ㅡ,.ㅡ 그래도 편한건 동갑내기.

아, 그러고 보니 저의 보잘 것 없는 얼음집에 오셨더군요

감사합니다요
Commented by 쿠르드 at 2006/10/27 03:51
저게 아마 1.5호가 있어서 세번째 회지인가 그럴걸.
난 1호 회지 샀던 기억이 있는데. 2호보다 1년쯤 전인가 그럴 거야.
근데 하와이언 펀치님 애니버서리 회원 아니실텐데. 이것도 기억이라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애니버서리 회지가 있긴 한데 꺼내기가 귀찮아서...-_-
(게다가 기억은 늘 그렇듯 가물가물하고-_-;;)
사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동이 플레이보이라오. 아주 재밌게 봤었지. 동갑내기들끼리라 후기도 재밌고.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6/10/27 09:40
올리브// 아하하 뭘요^^ 덧글 달아주시는 분들 홈에는 꼬박꼬박 찾아갑니다.
쿠르드// 그렇군! ...그러고보니 난 3호가 없고 3.5호가 있더라; 음음. H.punch님 어디 회원이시더라;; 기억이 안나;; 나도 참 좋아하는 동인이었어^^
Commented by 올리브 at 2006/10/27 17:13
근데75년생은 토끼 띠들이 아닌가요? 76년생이 용띠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6/10/27 21:16
올리브// 그.. .그렇습니까;; 계산이 틀린 모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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