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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오늘 이야기 할 동인지는 98년 발매된 '시대유감' 4호다.

내 기억으로 분명 시대유감 4호는 동대문 거평프레야에서 열렸던 ACA 판매전에서 판매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왜냐면 그때 4호 동인지의 주축인 초천재님과 아는 사이였고,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디스플레이 장식이며 판매를 도왔었으니까.)

3호까지는 아무리 호감을 가지고 말한다고 하더라도목불인견의 퀄리티를 보여준 시대유감. 그러나 4호는 달랐다.(3호와는 다르다! 3호와는!)

결이나 Zero같은 초 유명동인에 비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퀄리티와 양으로 원고를 메워준 당시 회장 Rappe님,

자신의 비굴 라이프를 신들린듯 피력하시며 독특한 정신세계와 함께 알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는 원고를 실어준 초천재님.

지금도 독일유학중이신지 돌아오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세계 신비롭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그 그림 역시도 보는 사람을 아찔하게 하는초절 유니크 Moosun 님.(알아챈 분도 계시겠지만 이분이 바로 그 오렌지동이, 강무선님이다.)

어떤 분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책 안에서의 묘사에 따르면 '엄청난 날라리지만 실은 극 Normal이어서 BL쪽으로는 생초짜'인 S.N.Fuck님.(Super Genius Fuck의 약자여서 초천재님과 '천재는 한명이어야 해!' 라며 경합이 붙었다 한다.)

이 네 사람이 하나가 되어 기묘한 상승효과를 끌어내 알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 것이 바로 시대유감 4호인 것이다.

특히 이 4호를 이야기 함에 있어서 Moosun님의 존재는 도저히 떼어 놓을 수가 없는데, 그것은 지금도 알 수 있는 사실이겠지만 워낙 이 분 만화의 내용이며 그림체가 독보적인 경지에 이르러 있어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아마도 그것은 이 분이 디자인과 출신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오렌지동이라는 필명으로 내놓은 책은 이 때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유려해졌지만, 그래도 이 때만큼의 엽기성은 찾아볼 수 없다. 아마도 출판본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거칠면서 독하게 마음껏 자신의 광기를 발산한 분도 흔치 않았다.


이런걸 그리셨던 분이다.

궁금하신 분은 그 책을 한번 보시는 것도 좋겠다. 보고 나면 열에 일곱분 정도는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길거라고 생각한다.(특히 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당시 나와 어느정도 친분이 있었던 초천재님도 기억이 난다.

K모 대학의 공업디자인과에 재학중이던 초천재님은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는 몰라도 나와 친분이 생겼었는데, 스스로를 비굴대왕이라 부르시며 대머리와 중년에 혼을 불사르는 멋진 분이었다.(당시 오락실에서 D.O.A.를 즐겨하셨는데 늘 베이먼으로만 플레이 하셨다.)

늘 창백한 얼굴에 푸르스름한 다크서클이 인상적인 분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된건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연락이 된다면 꽤나 기쁠텐데 말이다.

아무튼, 저 때까지만 해도 친분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이 부스를 내면 부스도 같이 만들고 책 판매도 돕는 등 매우 즐거운 동인 생활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 날이 다시 올까...?

한번 정도는 다시 오는 것도 기쁠텐데.

지금처럼 화려한 부스가 아니라도, pvc파이프로 기둥을 세우고, 어디선가 가져온 재료로 뚝딱뚝딱 디스플레이 장식을 만들어 붙이는 그런 소소한 재미라던가.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는게 제일 좋은건지도 모르겠다.

by 제절초 | 2006/11/09 09:22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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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케 at 2006/11/09 18:27
가끔씩 어떤 사물을 보며 과거를 함께 했던 분들을 추억하는 것 만큼 의미있는 시간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기억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말이죠. (웃음) Moosun이라는 분의 그림체 정말 독특하고 마음에 드네요. 예전에 그룹 패닉의 2집 앨범 일러스트를 보며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아요.(물론 두분 그림체는 많이 다르지만) 저 분의 책을 한번 보고싶은데 제목이 무엇인가요? 제가 이쪽으로는 워낙 문외한이라.. on_
Commented by 파닭 at 2006/11/10 02:49
그리워 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리워 하는 것인지도요.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웃음] 그렇게 '그리워 하는 것'이 추억인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6/11/10 10:34
미케// 오렌지동이의 사사로운이야기 던가 그럴겁니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회지까지 같이 보여드릴게요.(웃음)
파닭// 아아. 그리워 한다는건 달콤하고 씁쓸하면서 슬프고 기분좋은 일이지. 행복한 추억만큼 슬픈것도 없는것 같아.(웃음)
Commented by rorita at 2006/12/28 18:41
크헉.....누구세열......어째서 나의 과거가 여기에!!!!!!!!!!!!!!!!!!!!!!!!!!!!!!!!!!!!!!!!!!!!
orz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6/12/28 18:51
rorita// 누...누구신가요;;? 이런 날이 언젠가 올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오다니!!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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