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9일
꽃이라 하옵니다

'꽃이라 하옵니다' 라는걸 포스팅 해 보자.
히노데 하임(Hinode Heim)이라는 국적불명의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의 만화인데, 잠깐 평을 해 준 위대양은 그닥 좋은 말을 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저 제목에 끌렸던거다.
원제는 花にて候라고 쓰고 '하나니테소오로오' 라고 읽는 듯 하다. てそうろう는 てある체의 공손한 말로서 '~하옵니다' 라던가 '~사옵니다' 라는 느낌으로 번역할 수 있다. '꽃이라 하여이다' 라던가 '꽃이옵니다' 같은 문장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역시 '꽃이라 하옵니다' 쪽이 좀 더 애틋하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약간 거리감도 느껴지는 것이 말이다.
이 만화는 나오는 캐릭터가 전부 '닌자' 라던가 '크리스챤'이라던가 '텐구의 아들' 같은 캐릭터이다.
무대는 하나같이 전국시대와 에도시대 사이 정도. 아직 무로마치 시대를 추억하는 사람이 있기도 한 그런 어중간한 시대이다.
그러니까, 그 시대에 대해 약간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를 챌 것이다.
저런 캐릭터들이 저런 시대에 놓였을 때, 과연 어떤 사랑을 하게 될 것인지를.
원나잇 스탠드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언제 찾아올 지 모르고, 다음 날 아침을 기약할 수 없는 실낱같은 사랑.
사랑인지 정욕인지도 모를 그 속에서 순간이기에 더욱 애타는 그 감정을 사랑이라 믿으며 애절한 마음을 서로에게 전한다.
그런 아슬아슬한 감정을 좋아하는 나니까.
이 만화를 산걸 기쁘게 생각했다.
...솔직히 그림을 잘그렸다고는 말 못하겠다.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그림이긴 한데, 어디 가서 '이 작가 잘 그려' 라고 하는건 양심상 할 수 없는 일인건 분명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야'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괜찮을까.
어느날 만나 사랑하게 된 사람을 다음날 아침 만날 수 있을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그런 불확실성이 그 사랑에 집착을 더하고, 인간의 욕심으로는 잡을 수 없는 사랑이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아름답고 성스럽지는 않지만, 너무도 사랑스럽고 천진한 그들의 사랑이야기.
아아, 그래서 난 시대물이 좋은가보다.
# by | 2006/11/29 07:27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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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절해보이는데, 어떤가요:D?
저도 시대물 좋아해요. 그래서 우리나라 시대물이 그다지 없는게 아쉽달까.
(몇번 못 본 거 같은데 기억나는 건 youth 2권에 실린 고야성씨의 '떡쇠뎐'이군요.-찾으러 갔다 엉뚱한것만 보다 왔..;-)
근데 이 작가는 출판사 실수인걸까요;
이 작가의 다른 책인 '이런 게 다 사랑이겠지'엔 haim으로 되어있군요 orz
이 책도 볼만해요.
파김치// 으응, 시대의 격동기란 그런걸까.
하이얼// ...마치 중국의 모 가전제품 업체를 떠오르게 하는 이름이시군요^^ 링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절절하고 야하면서 싫지 않고 예쁩니다.^^
아르젠틴// 시대물 많이 그리는 작가분이라면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김대원님이 제일 눈에 띄죠. 김혜린님은 시대물이라기보다는 고대물.(웃음) 그 밖에 파사의 함형숙님도 있구요. 뭐, 제가 아는 한에서는 그렇습니다.
으음 일반적인 걸 다 포함하면 저는 잘 모르는 편이로군요.
함형숙님 건 보고 싶은데 이 분 거는 이상하게 접하기가 상당히 힘드네용 ;ㅅ;
위험하고 불안정한 사랑이 어울리죠(..)
로드// 그런건가요^^;; 그치만 역시 사랑은 안정적인게 좋아요 ㅇㅂ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