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9일
숨소리

우선은.
포스팅이 하루 늦어져 죄송합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클럽 '숨소리'의 2호 회지 되겠다.
정확한 발행년도를 알 수 없어 2000~2001년 사이라고 짐작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동인지를 만들게 되면 몇년도 어느 인쇄소 발행 편집인 누구 정도는 써주는게 상식인데, 깜박 잊은 것인지 편집인이 아직 미숙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책을 처음에 딱 보게 되면 느끼는 것은 어딘지 모를 미숙함과 거친 맛이다.
말하자면 99년도 후반까지의 원숙한 동인작가들이 대거 이탈하고, 코믹월드가 개최됨에 따라 신규 동인세력들이 각축을 벌이는 춘추전국의 형상 안에서 나타난 여러 군소 동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만화가 좋아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신들의 손으로 책이라도 한권 내고 싶은 그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동호회는 친목적 성격이 강하며, 체계적인 회칙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 조직 역시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으며 조직적이지 못한 경향을 띤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작은 규모'라는 규모적 한계 때문에 오히려 유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지게 한다.
이 시기에 나타난 동호회의 특징 중 하나로 새로운 저장매체를 이용한 동인지가 실험판매되었다는 것이 있다.
그림파일과 텍스트파일의 용량차이 때문에 최초로 종이에서 이탈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소설쪽이었는데, 1996년도에 발매된 3.5인치 디스켓 형태의 동인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그것이다.
그러나 디스켓이 가지는 내구성의 한계라던가, 그닥 널리 보급되지 않아 대중성을 확보하기 힘들었던 특성 상 결국 실험으로 그치고 말았는데, 그것이 이 시기에 와서 보급되기 시작한 CD라는 매체 덕분에 CD를 이용한 동인지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동인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스팅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숨소리의 회원 중 한분인 히노님이 CD회지를 내셨다는 후기를 보고 문득 떠오른 것이고, 숨소리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넘어가 보면...
이렇게 동호회가 난립함에 따라 동인지 자체도 변화를 맞게 되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체적인 질(외적인 면이든 내적인 면이든)의 하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규모가 작다는 것은 변화가 빠르고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나 자본을 모으기가 어렵기 때문에 동인지를 내는데 있어서 충분한 질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 회지는 컬러를 최소한으로 줄인 흑백인쇄를 택하게 되고, 인쇄 질 역시도 그렇게 좋게만은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숨소리는 그 속에서도 독특한 센스의 터치를 가지는 지니님이나 J님의 원고로 개성을 유지하며 원고의 질적인 면에서도 어느정도의 수준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칭찬할 만 하다고 생각되며, UE님 같은 경우에는 분명히 컴퓨터로 작업한 듯한 원고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사실 인쇄에 의해 가장 손해를 봤다고 생각되는 원고이다. 중간톤이라거나 하는 것들이 많이 손상되고 가는 선에서는 도트가 튀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어쩌면 이것은 원고의 용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넘어간 부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겉보기에는 그냥 새카맣고, 미숙한 듯한 동인지이지만 나름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들의 색깔을 찾고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던 클럽 숨소리.
이제는 만화동인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서브컬쳐로서 정착한 시기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격동하는 시대 속에서 민감하게 자신들의 길을 찾아나가는 참신함이 그리워진다.
과연 다시한번 이런 변화의 시기가 찾아오게 될까?
P.S.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저 표지는 컬러 일러스트를 흑백인쇄한 것이다. 원가절감이라는 벽에 부딪힌 중소규모 동호회의 서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웃음)
# by | 2006/12/19 09:25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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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내봤는데 어휴 그 고생을 생각하면 ㅡㅡ..
CD로 나오면 학실히 편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기다리면서 읽는 즐거움이 없으니...
gaze// 아아... 오랜만에 보면 웬지 새롭죠 ㅇㅂㅇ 정말로 새로워서 당황스러운 적도;;
하지메// 아이쿠 저런^^;; 어떻게 되었길래 그러시나요;;
시우// 헉;;; 그거 어쩐지 불쌍해보이는데요;
아르젠틴// 아니 대체 어떤 부분이 그렇게 와닿으시나요;
파닭// 으응, 기술의 진보란 대단한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