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30일
꽹과리

어제에 이어 매우 추운 30일의 아침은 연말 답게 호러물로 시작해보자.
오늘 이야기 할 동인지는 꽹과리의 6호 회지 'Horror'이다.
1995년 2월 8일 창단되어 1999년 3월 4일 제 6호 회지를 발매한 꽹과리는 그닥 눈에 띄는 동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동안은 '묻혀있었다'고 해야 옳을 지 모른다.
1990년대 중반과 후반 동인계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의 동인계는 절대다수가 BL계열이었다. 거의 하나의 대세이자 동인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단 하나뿐인 절대원리라고 해도 좋을정도였다.
이것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조금씩 동인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조금씩이나마 다양한 스타일의 동인지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것은 아마도 동인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기 시작한 것과도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간에.
1999년도에 나는 이 책을 샀다.
창작회지인데다가, 호러 아닌가? 난 당시에는 호러를 그닥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독특한 테마고 해서 무작정 집어들었던 것이다.
회지 안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써놓은 것을 보았다.
"만화를 그리는 사람으로써 꼭 해보아야 할 장르가 호러다. 라고 배웠는데,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호러물 만큼 감각적이면서 자극적이고 과장된 과감한 연출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르는 흔하지 않으며 호러물 만큼 사람의 심리변화와 감정묘사를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들의 연습을 위해서라도 만화를 하는 사람은 꼭 호러를 그려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공감을 했다.
이 회지에서 그들이 다루고 있는 호러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라쇼몽(羅生門)'을 만화화 한 것도 있었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공포, 정신병으로 인한 살인과 방어기제가 가지고 오는 반전 공포, 이중인격 등 일반적으로 생각할 만한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참 열심히도 회지를 꾸려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회지 내에 동호회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과, 손글씨 원고가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는데도 들어가 있다는 것, 회지의 편집 자체가 그닥 짜임새 있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동인지를 사는 사람으로서 동인지가 마음에 들면 동호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당연한데도, 그에 대한 정보를 간단하게나마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워드프로세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손글씨로 작성한 원고를 넣을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것인데, 아마도 편집일정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지나치게 '만화'에만 충실하다보니 편집 자체가 너무 여유 없이 빡빡해 답답하다는 기분이 든다. 동인지도 하나의 책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숨을 돌려가며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지금이야 활동하고 있지 않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었던 이 책에 대한 그리움을 아직도 갖고 있을까?
최근엔 호러물 동인지가 좀처럼 나오지 않아 아쉽다.
# by | 2006/12/30 09:23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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끽해야 "마이짱의 일상"정도밖에 못봤군요. XX을 믹서기에 갈아버리는
그장면은 아직까지도 충격 그자체랄까...[먼산] 작가의 정신세계의
아스트랄이 느껴지는.....이미 안드로메다분이신거겠죠?[웃음]
그나저나 아침부터 달리시는군요! 전 직장입니다. ㅠ_ㅠ
(꾸에엑! 휴무인데, 출근했어요!!)
베르세르크의 베헤리트가 생각나네요. 호러물, 정말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내용에 있어서 조금만 "아차!"해도 얼굴 찌푸리고 보게되거나 접게 되거든요. 안타깝게도...^^;
만화를 그릴 때, 거의 기본적으로 웃는 얼굴을 많이 그리게 되니까 그거에 익숙해 져서 다양한 표정을 그리는데 에러사항이 꽃필때엔...바로 호러물을 보고 표정 연습에 들어갑니다. 으하핫;;;
한 때, 이토 준지 공포 시리즈가 유행하고 나서 그와 비슷한 작품들이 대거 출판되었던 기억이 있네요.(그림체도 비슷)
라쇼몽 만화는 저도 보고 싶네요^^
윙크 작가진이 그린 단편들이었는데 순정쪽에서 그런 단행본이 나왔다 란 사실 자체가 되게 신선했었던 기억이 나요 ㅇwㅇ..
호러는 꽤나 좋아하는 편이에요. 뭐, 피칠갑을 한다거나 신체의 부분들이 조각조각 잘려 나간다거나 뭐 그런 잔인한(?) 건 싫어하지만요..(그.. 서양의 공포영화 같은데 자주 나오는 그런 류..)
gaze// 어이쿠야; 음. 근데 공포만화에도 그닥 다양한 표정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다 일그러져 있어서 그런가;
하늘연// 아아 아디. 저도 한권 갖고 있어요.(웃음)
소화니// 그.. 그런가요;
아르젠틴// 아, 그거 저 샀던 기억이;;; 이힛. 저도 호러 좋아해요^^ 호러보다는 서스펜스나 스릴러쪽이 더 취향>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