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2월 26일
멸치의 꿈

오늘 아침에는 동인지 '멸치의 꿈' 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2001년 4월에 발행된 이 책은 김치, 사치, 위치, 유치, 상치 라는 이름의 다섯 멸치들이 고래가 되기 위해 만화계의 바다에 투신하는 여정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런데서 갑자기 태클을 걸 생각은 없었지만 우스갯소리 삼아 조금 말하고 넘어가면,
멸치는 고래가 될 수 없어
멸치는 멸치답게 80미터쯤으로 자라면 되는걸 가지고 왜 고래가 되려고 하는건지.(웃음)
아무튼, 저 다섯 분이 열심히 작업을 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한 사람당 8페이지 남짓한 원고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회원 각자의 개성이 상당히 명확하게 드러나 재미있으며, 개인적으로는 권두 원고를 장식하고 있는 김치님의 것이 가장 취향에 맞았다.
역시 한국인은 김치다.(틀려)
그 뒤로는 웬지 노경해님이라던가 한혜연님 또는 이빈님을 복합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상치님의 원고가 있다. 상당히 전형적으로 '한국만화만 보고 만화를 연습한'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 분인데, 어떻게 보면 클럽 L.Ex의 주원님과도 닮은 구석이 있다.
위치님은 그 이름 답게 '몽마' 라는 제목의 원고를 게재하셨다. 아마도 회원분들 가운데서는 그림의 완성도가 가장 높은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묘하게 가슴 라인을 봉긋하니 예쁘게 빼시는 것이 두드러진다.(뭐 눈엔 뭐 밖에 안 보인다고...) 아마도 이 책에 실린 원고 중에서는 가장 퇴폐적인 그림과 스토리가 아닐까 하지만, 잘 된 것은 잘 된 것이다.
그 뒤의 유치님 원고는 '뜨거운 것이 좋아' 라고 하는 무서운 것. 뜨거운데! 저렇게 뜨거운데! 저렇게 태평할 수 있다니! 자외선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라고 말해봐도 부질 없다. 그렇지? 어떤 의미로는 상당히 동인 원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조금만 더 그림의 완성도가 높았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 상치님의 작품은 놀랍게도 스페이스 로망! 차마 이걸 가지고 SF라고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스페이스 오페라도 아니니 이건 내 멋대로 스페이스 로망이라고 이름짓기로 하자. 고장난 우주선과 함께 조난당한 두 청년의 미묘한 이야기이긴 한데, 이걸 F물이라고 해야 할지 BL이라고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 아무튼 분위기 자체는 좋으니...
비록 이 회지도 1호 이후로는 본 적이 없지만, 어딘가에서 자신의 꿈을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80m짜리 멸치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 by | 2007/02/26 09:32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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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몽마 원고가 보고 싶습니다.. ㅂ;
신세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ㅂ'
파김치// 히힛 그렇지^^
아르젠틴// 음- 확실히 괜찮았어요^^ 전 첫번째 원고가 제일 맘에 들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