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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실연

 

자, 오늘은 또(...) 니시다 히가시 씨의 책을 포스팅 한다.

어느샌가 My Favorite 작가가 되어버린 듯한 니시다 히가시 씨.

웬지 모르게 리맨물에 집착하고, 나이 지긋한 상사와의 로맨스에 열광하는 듯 한 니시다 히가시 씨.

그런 그의 이번 작품인 아름다운 실연 역시 리맨물이고, 나이 지긋한 상사가 나오고, 라티노 화(化) 한 일본인도 나온다.

아무튼, 결코 예쁘거나 잘생기지만은 않은 이 인물들은 그래도 멋있고, 그야말로 불타듯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찬란하고, 아름답다.

중구난방으로 여자를 안고 있지만 사실은 온리 부장님 러브♡인 회사원이라던가.

영 무능하지만 귀여운 2세 사장을 지성으로 모시는 비서라던가.

남미로 출장 왔다가 통역을 해주는 라틴 풍 일본인에게 흠뻑 빠져버린 회사원이라던가.

죽어버린 누나의 남편과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청년이라던가.

사장님을 사랑하지만 말로는 하지 못한 채 철가면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사장비서라던가.

니시다 히가시 씨의 사랑은 조용하다.

조용하지만 부글부글 끓고 있고, 뜨겁게 열을 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일상의 뒤편에서만 거세게 타오르는 정념의 불꽃이다.

일상을 지키는 것.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

그들은 자신을 억누른 채 조용히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보며 희열에 빠진다.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며 분노가 치밀어오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랑을 하고 있다.

실연을 하더라도 납득할 수 밖에 없는 멋지고 강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순진하고 천진한 사장이 야수처럼 안아오더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빗속의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사람에게 끌린다.

무뚝뚝하고 차가운 그의 뒷 얼굴에 흐르는 눈물이야말로 사랑스러움의 근원이다.

자신을 범했으면서도 아내를 가장 사랑한다고 눈물 흘리며 괴로워하는 사장을 사랑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런 니시다 히가시 표의 사랑들이 좋다.

by 제절초 | 2008/07/03 12:53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4)

And She Said, ~ 타나토스

 
"우연히 목에 모자의 줄이 걸렸다. 모자는 어디에 걸린 것인지 움직이지 않았고, 그 때문에 모자의 줄은 내 목을 확 하고 졸랐다. 나는 그 순간 숨이 컥 하고 막혔고, 모자의 나일론 줄은 내 목을 파고들었다. 곧 정신을 차리고 줄에서 머리를 뺐지만 목이 졸린 그 감촉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있었다. 숨이 걸려버린 듯 한 충격, 피부에서 느껴지는 거친 고통, 죽음을 지각하는 듯 한 착각 등이 말이다.
 얼마 뒤 남자친구의 권유로 초커를 해 보았다. 갈색의 가죽과 은색의 버클이 무난한 조화를 이루는 평범한 초커였다. 목에 부드러운 가죽의 감촉을 느끼며 초커를 두르고 버클에 코를 끼워 가볍게 잡아당겼다. 얇은 가죽으로 된 초커는 천천히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내가 손을 서서히 당기는 것과 함께 저 멀리서 둔하고 느리게 고통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손에서 힘을 빼고 마무리지어야 하는 것일텐데 손을 멈출 수 없었다. 아니, 멈추기 싫었다. 나는 내 손으로 서서히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
곧 초커는 내 목을 조르고 숨통을 막았다. 허억 하는 비명같지 않은 비명과 함께 나는 손을 놓았고 초커는 곧 느슨해졌다. 잠시 숨을 돌리고 난 나는 다시 살며시 초커를 당기기 시작했다. 목을 조르되 숨이 막히지 않아 고통스럽지는 않은 그 아슬아슬한 경계. 나는 그것을 찾아야 했다. 조심스럽게 당겨가며 그 지점을 찾은 뒤에는 표시를 해 구멍을 뚫었다. 그곳이 지금의 내가 다다른 지점이었다. 무엇인가에 구속된다는 것. 그것이 내 생명에 영향을 준다는 것. 그 부하가 나에게는 절묘한 쾌감을 가져왔다. 가끔 초커가 피부를 파고들어 아플 때 잠시 느슨하게 해 두는 경우가 있었지만, 곧 그 허전한 느낌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계까지 죄어놓곤 했다.
 나는 그 뒤로도 여러가지 도구로 내 몸을 구속해 갔다. 빠듯하게 팔을 죄는 팔찌를 차고 허리와 배를 압박하는 코르셋을 입었다. 다리가 저릴만큼 팽팽한 스타킹을 신는 날도 있었다.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뭔가에 조여지고 있다는 느낌에 이미 중독되어버린 나는 늘 그것을 한계까지 체험하다가 때로 길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지금은 남자친구의 억센 손과 두터운 팔의 근육을 보며 남몰래 황홀함을 느낀다. 저 손으로 목을, 저 팔로 허리와 가슴을 죄고 죄고 또 죄어 마침내 부서져 버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그렇지만 정말로 부서져 죽어버리는 것은 싫다. 분명 고통스럽고, 그 뒤로 다시는 그런 느낌을 얻을 수 없을테니까. 다만 내가 관심있는 것은 그 한계에 어디까지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어느 정도의 쾌감을 나에게 줄 수 있을 것인가. 오로지 그것 뿐이다."

by 제절초 | 2008/07/02 17:10 | And She Said, | 트랙백 | 덧글(10)

Miss☆Match

 

오늘은 포스팅이 좀 늦었습니다.

최근 공사가 다 망한 탓에(...) 제때 포스팅 하기가 쉽지 않네요.

아무쪼록 양해 바랍니다.

아무튼 오늘 포스팅 할 책은 2003년 8월 16일에 발매된 Xil 님과 닝구 님의 트윈지, Miss☆Match 입니다. 

첫 회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이 책은 Xil 님과 닝구 님의 만화가 실려 있으며 두 분의 일러스트와 축전 등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우선 Xil... 지일 님의 만화를 보면, 솔직히 말해 여기에 대해 뭐라고 평해야 할지 조금 망설여집니다.

흑백의 대조가 강렬한 그림과 과장된 공간연출이야 나름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독일 : 일본 의 구도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및 배경설정에 Xil 님 본인도 최소한 이 만화에서만큼은 히틀러와 나치독일을 상당히 미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과 마법의 시대를 살고 있는 유럽(풍 세계관). 신과 마법이 공존하며 기사가 존재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근대적인 복장과 강력한 기계병기를 보유한 나치독일(풍 국가).

한번쯤 '진짜로 옳은 것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꽤 후한 평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자신의 입장에서는 좋은 평을 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표지에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는 일체 관련이 없습니다' 라고 써놓는다고 해도 말이죠.

한편 닝구 님의 만화는 '서프라이지아' 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모험담입니다.

닝구님 본인이 '이 만화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오마쥬이다' 라고 밝히긴 했는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만화의 주인공은 똘똘이 처럼 생긴 소년 닝구와 뱅뱅이 안경을 쓴 마법사 소년 서낀입니다.

두 사람은 몹시 쪼잔하고, 이기적이며, 소심한 소인배의 전형을 보여줍니다만 아무튼 친구는 친구라고 합니다.

서프라이지아 는 원래 닝구 님이 RPG 만들기 툴로 만든 RPG 게임이라 만화만 가지고는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그냥 이 책엔 개그 파트만 실려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백수 같긴 한데 학교 학생 겸 이사장 겸 교사 라는 괴상한 사회적 위치에 올라 있는 닝구의 아버지 봉구 와 전학생 서낀, 어딘지 모르게 불쌍한 주인공 닝구가 등장하는 4컷 파트는 웃긴다고 하기는 좀 그런데 그렇다고 영 재미가 없는건 아니고 뭔가 근질근질 하면서 웃음이 나오려다 마는 그런 미묘한 만화입니다.

한번쯤 본 뒤에 파악하시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네요.

by 제절초 | 2008/07/02 17:00 | Boy`s Lov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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